[화재의 기업인]인터넷 전문 포털 ‘아이비즈넷’
  • 蘇成玟 기자 ()
  • 승인 2000.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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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즈넷, 인터넷 사업 전문 포털 사이트로 급성장…‘수익 모델’뚜렷
아이비즈넷(www.i-biznet.com;대표 박병진)은 오리무중(五里霧中) 같은 인터넷 광산에서 금맥을 찾으려는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지도와 나침반’을 제공해 온 기업이다. 남들이 포털이나 커뮤니티 혹은 컨텐츠에 금맥이 있을 것이라며 우루루 몰려다닐 때, 아이비즈넷은 그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따끈따끈한’ 국내외 인터넷 정보와 전문 상담을 제공해 왔다.

그 결과 아이비즈넷은 한국에서 독보적인 인터넷 정보 전문 사이트로 성장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는 기업인치고 아이비즈넷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5월5일 미국의 알렉사닷컴이 발표한 인터넷 방문자 수 통계에서 아이비즈넷은 세계 624위·한국 58위를 기록했다. 5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이 대부분 인터넷 사업과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매일 사이트를 방문하는 회원 비율이 전체의 50%에 달하는 내실을 고려할 때, 아이비즈넷의 방문자 수 순위는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한국의 인터넷메트릭스가 국내 인터넷 마케팅 담당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아이비즈넷은 미국의 아마존 다음으로 높은 6위를 기록했다.

아이비즈넷의 위력은 광고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이비즈넷은 지난 3월부터 광고 영업을 개시했는데, 광고 단가가 한국 최고 수준인데도 광고 주문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늘어만 가는 인터넷 기업이나 관련 분야 종사자들을 상대로 ‘타깃 광고’를 내고 싶을 때, 아이비즈넷보다 더 적합한 매체가 없기 때문이다.

광고 주문 쇄도…B2B 전자 상거래도 유망

광고말고도 아이비즈넷은 두 가지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 우선 회원의 특성을 분석해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인터넷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컨설팅 서비스’이다. 다음으로는 회원의 인터넷 사이트를 일정 기간 관찰해 종합 평가해 주는 ‘웹 사이트 평가 서비스’이다.

웹 사이트 평가 서비스가 온라인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인터넷 사이트의 컨텐츠·디자인·속도 등 다양한 항목을 그 분야 전문가들이 테스트 그룹을 형성해 평가하는데, 모든 작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아이비즈넷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수익 모델은 크게 두 가지. 광고 수입과 ‘기업 대 기업(B2B)’ 사이의 전자 상거래 수수료이다. B2B 전자 상거래는 최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장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이비즈넷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분야임에 틀림없다. 한국에서 유일한 인터넷 사업 전문 포털 사이트이기 때문에, 아이비즈넷은 B2B 시장을 형성하는 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아이비즈넷 박병진 대표(36)의 회사내 공식 호칭은 ‘1호’이다. 아이비즈넷 임직원 21명은 서로 사장·이사·부장·과장 등 직급이 아니라 입사 순서대로 부여된 ‘2·3·4…’라는 번호를 호칭으로 부른다. 위계 질서에 얽매여 조금이라도 창의성이 위축되는 일이 없게 하려는 박대표의 경영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했던 박대표는,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한 뒤 정보통신 컨설팅과 프로젝트 매니저 업무를 거치며 전문성을 키웠다. 1998년 가을 인터넷 사업을 위해 퇴사했는데, 이 때 그와 손잡은 최재헌(2호)·김은미(3호) 이사 역시 삼성SDS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다.

‘닷컴’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지만, 아이비즈넷은 미래가 두렵지 않다. 아이비즈넷은 증시가 폭락한 ‘잔인한 4월’에도 삼성증권으로부터 수십 배 프리미엄을 받으며 증자했고, 5월에는 창업투자회사로부터 그보다 훨씬 더 높은 배수로 투자 제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처음 사이트 서비스를 시작할 때 A4 용지 5천쪽 분량이었던 아이비즈넷의 컨텐츠는 열 달 만에 1만5천쪽 분량으로 늘어났다. 아이비즈넷이 광고비 한푼 안 쓰고 입소문만으로 성장한 바탕에는, 출발선에서 갖춘 컨텐츠 양이 보여 주듯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탄탄한 준비가 밑받침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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