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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8강 "낭자 군단이 해낸다"

기영노(스포츠 평론가) ㅣ 승인 2001.08.23(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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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 대표팀, 토토컵 우승으로 사기 충천…
12월에 본선 진출 판가름


"한국과 중국의 실력 차이는 아직도 5골 차이다." 지난 8월7일 막을 내린 타이거풀스 토토컵 4개국(한국·브라질·일본·중국) 대회에서 한국에 1 대 3으로 패한 중국 팀 가오 롱민 감독이 한 말이다. 이는 우승한 한국이 국가 대표팀을 출전시킨 데 반해, 중국은 18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수비수 4명만 국가 대표)이었음을 근거로 한 발언이다.





ⓒ 연합뉴스
"중국 비켜라" :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8월7일 토토컵 대회에서 중국 팀에 3 대 1로 이겼다. 한국이 중국을 이기기는 처음이다.


중국은 세계 여자 축구에서 미국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적어도 1999년까지는 그랬다. 중국은 일치감치 여자 축구에 눈을 돌려 1991년 제1회 여자월드컵축구대회를 개최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독식해 오고 있고, 1986년 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 이후 1999년까지 7연패했다. 1999년 미국에서 벌어진 제3회 여자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는 미국과 결승전을 벌여 승부차기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세대 교체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한국에 온 팀은 세대 교체의 중간 단계에 있는 팀이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 프로 축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쑨웬 등을 포함시켜 경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과거처럼 9 대 0, 7 대 0으로 한국을 대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중국 다음으로 강하다. 일본은 이번에 한국과 1 대 1로 비겼다. 그러나 한국에서 하지 않고 제3국에서 경기를 했다면 한국이 1∼2골 차로 졌을지 모른다. 북한도 한국보다 1골 정도 앞서는 실력이고, 타이완은 우리나라와 대등하다.


중·일보다 10년 늦게 출발


한국 여자 축구의 역사는 아시아 3강(중국·일본·북한)에 비해 10년 정도 늦다. 광복 직후인 1948년에 여자 고교 팀이 처음 창단되었으나 곧 유명무실해졌고, 그 뒤 1980년대 중반까지 몇 개 팀이 생겼다 사라졌다. 그러다가 11년 전인 1990년 9월6일 하키·육상·핸드볼 등 다른 종목 선수들을 몇 달간 훈련시켜 일본팀과 공식 경기를 가졌는데, 1 대 13으로 대패했다. 당시 한국팀 선수로는 요즘 여성 국제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은주 씨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 대표팀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홍콩에 1 대 0으로 이겼다. 그러나 홈팀 중국에 대패했고, 일본·북한에도 내리 무릎을 꿇었다. 심지어 타이완에게까지 7골 차로 져 한계를 느껴야 했다.





ⓒ 일간스포츠
다음에는 월드컵을 : 중국전에서 2골을 터뜨려 토토컵 대회 최우수 선수로 뽑힌 곽미희 선수(20).


한국 여자 축구가 전기를 맞은 것은 1993년에 생긴 여왕기대회 때였다. 여왕기는 여자 대학 팀과 여자 실업 팀이 모두 출전해 국내 여자 축구 최강 자리를 다투는 대회였다.


당시 유일한 여자 실업 축구팀인 INI스틸(과거 인천제철) 팀이 주축이 된 여자 축구 대표팀은 1995년 말레이시아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이후 한국 여자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대회와 남자 월드컵 대표팀 육성에 모든 신경이 쏠리는 바람에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1999년 미국 여자 월드컵 축구 대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사정이 달라졌다. 새로 창단된 여자 축구 팀에는 지원금이 5백만∼5천만원 주어졌다. 지난해부터는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여자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급성장할 기틀이 마련되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999년 중국·홍콩·미국 등이 참가하는 4개국 여자 축구 대회에 여자 축구 대표팀을 파견해 세계 축구 강자들과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 1999년 필리핀 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는 9년 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겨우 1골 차로 이겼던 홍콩을 14 대 0으로 대파하고, 3승을 올렸다. 1999년 제2의 여자 실업 팀인 숭민 원더스가 창단되고, 지난 3월 박종환씨를 회장으로 한 여자축구연맹이 발족해 여자 축구는 도약기에 들어섰다.


8월 말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월드컵 중간 평가'


지금의 한국 축구 대표팀은 신구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팀이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최고참 이명화(28)와 베테랑 차성미(26), 그리고 토토컵 최우수 선수 곽미희(21)와 '여자 펠레' 강성미(22), '여자 김병지' 골키퍼 김미정(23)가 있다.


한국 여자 축구팀은 오는 8월22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실력을 다시 한 번 평가받게 된다. 오는 12월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2003년 중국 여자 월드컵 출전 티켓을 노린다. 여자 월드컵은 남자와 달리 16개국만 출전한다. 아시아에는 본선 티켓 3장이 주어진다. 개최국인 중국은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다. 따라서 중국이 우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3위까지 2003년 중국 월드컵 대회 본선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일본·타이완·북한 그리고 복병 인도와 본선 티켓을 놓고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환 여자축구연맹 회장은 "내가 여자 축구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2003년 월드컵 본선 출전, 2007년 월드컵 4강 진출, 그리고 2011년 월드컵 우승이 목표였다. 그런데 목표를 한 단계씩 빠르게 이루어 가고 있다. 2003년 중국 월드컵 대회 본선 진출은 물론 8강 이상을 노리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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