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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벽 설치 막아 태풍 피해 키운 부산 마린시티 주민들

"바다 가리면 집값 떨어진다"…2012년 1.8m 높이로 설치하려던 방수벽 1.3m로 낮춰

노경은 기자 ㅣ rke@sisajournal-e.com | 승인 2016.10.06(Thu) 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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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일대가 태풍 '차바'로 피해입은 모습 / 사진=뉴스1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는 2003년 태풍 ‘매미’에 이어 2010년 ‘뎬무’, 2012년 ‘볼라벤’으로 수차례 피해를 입었지만 이번에도 ‘차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도로 콘크리트와 상가의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널려 있어 부산의 강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아파트 단지까지 파고들어온 바닷물 위에서 떠다니는 물고기와 미역줄기를 챙겨왔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법도 한데 지금까지 왜 피해가 반복되며 몸으로 견디고 있는걸까.

관할 지자체인 부산 해운대구청은 2012년 태풍에 따른 마린시티 침수 피해를 줄이고자 높은 방수벽을 설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일부 주민의 반대에 부딫쳤다. 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태풍에 대비해 방수벽 높이를 1.8m로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인근 아파트 상가 등에서 주변 경관이 가려져 관광객들이 오지 않는다고 민원을 제기해 1.3m로 낮춰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마린시티 입주자대표연합회는 2012년 당시 ‘방파벽을 세우면 보도나 상가 1층 카페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데 방파벽 설치로 조망권을 해치는 것은 반대한다’며 침수벽 설치에 부정적이었다. 일부 주민들에게는 수 년에 한 번 꼴로 띄엄띄엄 찾아오는 자연재해보다는 조망을 가리는 방수벽과 이에 따른 아파트값 하락이 더 무서운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 속에서도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와 문제제기가 지속되자 부산시는 지난 8월 국비와 시비 등 655억원을 투입해 초대형 해상 방파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부산에서 조망권 확보에 따른 자연재해로 혼란을 겪고 있을 시기에 서울에서는 올해 최고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 기록이 나왔다.

 

대림산업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5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뷰'가 1순위 청약접수에서 2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585명이 몰려 평균 306대 1로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경신한 것이다. 이곳은 아파트 명칭답게 한강 조망이 매우 우수한 입지로 정평이 나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해 계약자가 직접 중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한강뷰 아파트라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삶의 질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집 선택 시 조망권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한강이 보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집값이 1억원 이상의 차이나는 것은 예삿일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강이나 바다 조망 아파트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면서도 “다만 입주민의 안전에 문제가 없이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좋지 안전도 보장안되는 곳의 가치가 뛸 리는 만무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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