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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르포]기대와 실망 뒤섞인 코리아 VR 페스티벌

참가 업체 콘텐츠는 대부분 기대 이상… 행사 기획과 운영은 아쉬움 커

원태영 기자 ㅣ 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6.10.06(Thu) 14: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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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 행사장 모습. / 사진=원태영 기자

 

조금은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6일 아침, 기자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누리꿈스퀘어를 찾았다. 입구에는 코리아 VR 페스티벌을 알리는 입간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누리꿈스퀘어 야외 행사장에서도 행사부스가 하나둘씩 설치되고 있었다.

이곳 전시장에서는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6'이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4일간 열린다. 가상현실(VR) 산업은 페이스북·구글·삼성전자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업체에서 VR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유망 신산업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는 지난 8월 열린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VR·증강현실(AR) 생태계 구축을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 VR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행사 역시 VR 산업 육성 차원에서 개최됐다.

◇기대 이상의 VR 콘텐츠들 대거 출품

메인 행사장이라 할 수 있는 공동제작센터 1층에 들어서자 거대한 로봇이 기자를 반겼다. 상화가 개발한 로봇VR이었다. 상화의 로봇 VR은 체험자가 로봇팔에 탑승해 VR 콘텐츠를 보며 마치 실제 걷거나 뛰어내리는 상황과 비슷하게 중력과 가속감을 느끼도록 고안됐다.

VR 영상이 시작되자 로봇팔에 탑승해 4명의 탑승객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로봇팔이 회전하면서 탑승자들을 거꾸로 매달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위아래로 움직이는 수준이 아닌 흡사 롤러코스터의 움직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퓨처 미디어 회사 상화기획이 선보인 로봇 VR. / 사진=원태영 기자

 

그 옆에서는 오큘러스 VR 시연이 한창이었다. 관람객들은 오큘러스 장비를 착용하고 VR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 부스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KT는 VR 스키점프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VR 스키점프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선수가 직접 점프해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스키 장비에 탑승한 관람객은 자신이 직접 스키점프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게임 개발업체 엠게임은 이번 행사에서 3종의 VR게임과 2종의 AR 게임을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게임중에서는 ‘프린세스메이커 VR’과 ‘캐치몬’이 눈에 띄었다. 프린세스메이커VR의 경우, 기존 인기 PC게임인 ‘프린세스메이커2’를 기반으로 만든 VR게임이다. 유저는 VR기기를 착용한 후 직접 게임속 아빠가 될 수 있다. 딸과 대화하고 콘트롤러를 활용해 쓰다듬어 칭찬하는 등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했다.

캐치몬은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활용한 AR 게임이다. 현실 속 주변에 숨어 있는 다양한 소환수를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육성할 수 있다. 유저는 또 수집한 소환수를 이용해 다양한 모드로 전투도 벌일 수 있다.

야외 행사장에는 조이시티의 VR 모바일게임 ‘건쉽배틀2 VR’이 시연되고 있었다. 건쉽배틀2 VR은 글로벌 다운로드 7000만건을 기록한 ‘건쉽배틀’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VR게임이다. VR기기를 착용한 유저는 마치 실제 헬기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메인행사장 건너편에 위치한 비즈니스타워 1층에는 이제 막 VR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주로 위치했다. 폴리아트(POLYART)는 3D 타워디펜스 게임을 VR용으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유저가 VR기기를 착용해 직접 게임속 타워를 건설하고 이를 활용해 몬스터를 물리치는 방식이었다.

그 옆에서는 Z·AVR과 (주)이토이랩이 각각 VR 1인칭슈팅(FPS)게임을 시연하고 있었다. Z·AVR의 VR FPS게임은 총기모형뿐 아니라 일종의 슈트를 착용해 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직접 걸어다니면서 적을 사살하고 총격을 당했을 때 충격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토이랩은 인천상륙작전을 모티브로 삼은 VR FPS 게임을 선보였다. 유저는 게임속에서 상륙작전을 수행중인 병사의 시점에서 적을 사살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두 업체 모두 향후 VR 전용 게임방 등에 납품을 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번에 출시된 VR 작품들 대부분은 당장 상용화해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출시한 작품들의 경우,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단순히 기존 게임을 VR버전으로 만든 것에서 한단계 진보한 모습이었다. 특히 콘솔기기를 이용한 VR게임들은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이토이랩이 선보인 인천상륙작전을 모티브로 개발한 VR FPS게임. / 사진=원태영 기자

 

◇미숙한 행사 운영, 업체규모간 차별은 ‘실망’

출품된 VR 작품들의 콘텐츠 완성도가 높았던 반면 행사 운영 및 부스 배치는 실망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래부가 주최한 행사치고는 규모면이나 행사 기획면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행사에 참여한 몇몇 업체 관계자들도 행사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행사 진행이 너무 급박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서류모집부터 행사 개최까지 거진 한달정도의 시간뿐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9월에 서류심사가 끝나고 한달만인 10월에 행사가 개최됐다”며 “더욱이 추석까지 중간이 끼어 있어, 대부분 업체들이 행사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부스 규모는 물론 행사장을 분할해 진행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행사는 크게 4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문제는 메인행사장이라 할 수 있는 1곳만 붐비고 나머지 3곳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했다는 것이다. 안내 푯말, 안내원 배치 등도 부족해 관람객들이 헤매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관람객들이 붐빈 메인 행사장에는 소니, 오큘러스, 삼성전자, KT 등 대기업들이 부스 대부분을 차지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업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메인행사장 외 야외행사장과 다른 건물에 위치한 행사장에는 중소업체들과 스타트업들이 중점 배치됐다. 부스규모도 메인행사장은 상당한 공간을 제공한 반면 다른 행사장에는 업체별로 크지 않은 부스를 제공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사실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찾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과 대기업들을 같은 행사장에 배치했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홍보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도 “미래부가 처음 진행하는 VR행사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긍정적인 반응도 꽤 나왔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 자체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VR 게임은 동영상이나 사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직접 경험해 봐야 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정부가 VR 게임을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만 해도 만족한다. 앞으로 이러한 행사가 점점 더 많이 개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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