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의 정서부터 절제와 풍자까지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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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김영하 작품집 등도 화제의 수작
추천위원들의 손에서 문태준의 <맨발>과 함께 경합을 벌인 것은 나희덕의 다섯 번째 시집 <사라진 손바닥>(문학과지성사)이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의 정서를 단정한 서정적 어법으로 녹여낸’(이광호) 나희덕의 시에 대해 문학 평론가 정끝별씨는 “응집과 절제의 형식 속에서 시적 긴장을 잃지 않고 있다”라고 평했다. 문태준 시인과 나희덕 시인 모두 ‘시힘’ 동인. 어느덧 국내 시단의 정상으로 발돋움한 시힘 동인들은 곧 앤솔로지 형태로 열 번째 동인 시집을 낼 계획이다.

만화경 같은 거울을 통해 현실을 해석하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상상력이 돋보인 김혜순의 <한 잔의 붉은 거울>(문학과지성사)과,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포착한 구체적인 시적 소재들 속에서 완성도 높은 미적 형식과 형이상학적 통찰을 일궈낸 유홍준의 <상가(喪家)에 모인 구두들>(실천문학사)도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본색>(정진규, 천년의시작) <푸른 고집>(이재무, 천년의시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조용미, 문학과지성사) <지구의 시간>(김진경, 실천문학사) <사당 바우덕이>(김윤배, 문학과지성사)도 눈길을 끌었다.
소설 부문에서는 박완서씨가 4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 <그 남자네 집>(현대문학사)도 크게 주목되었다. ‘불우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공학적 건조함 속에 감추고 있는 세련된 단편들’(황종연)이라는 평을 들은 윤성희의 소설집 <거기, 당신?>(문학동네)도 주목할 만한 작품.

지난해 장편 <검은 꽃>으로 소설 부문 올해의 책에 뽑혔던 김영하씨는 <오빠가 돌아왔다>로 올해도 눈길을 모았다. 문학 평론가 김미현씨는 “상상력과 서사성의 행복한 결합을 최대치로 보여주는 소설집으로, 시대성과 풍자성까지 가미되어 있다”라고 상찬했다. 김영하씨는 올해 국내의 주요 문학상을 싹쓸이하면서 작가로서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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