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발 대공황, 세계 덮치나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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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방 2개짜리 아파트값은 100만 달러(약 10억 원)가 넘고, 뉴질랜드에서는  2003∼2004년 1년 동안 집값이 16% 이상 뛰었다. 스페인에서는 1997년 이후 집값이 무려 130% 뛰었다.

세계 곳곳에서 집값이 폭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 때문이다. 대출 이자 부담이 적어지자 은행 빚을 얻어 주택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출금으로 집을 사도록 권유하는 금융 시장이 개방되고, 국제화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세계 공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예일 대학 로버트 쉴러 교수가 지적한 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세계 경기가 침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준 은행들의 유동성이 나빠지고, 이는 곧 국제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진다.

또 민간 소비를 위축시켜 기업들의 수입이 줄면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거 주택 거품 붕괴 후 생산량은 주식 거품 붕괴 때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이는 경기 둔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부동산발 세계 공황’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본다. 세계 경제가 그 정도로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라마다 금리 인상 등의 ‘치료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미국·호주·영국은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거품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추세인데, 호주에서는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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