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최후의 관'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5.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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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뉴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궁중의 장례에 사용할 관을 미리 제작해 두었다. 이 관을 재궁(梓宮)이라고 불렀다. 재궁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 숲에서 베어낸 속이 노란 황장목만을 사용했다.

창덕궁에는 얼마 전까지 재궁 2개가 남아있었다. 그중 하나가 1989년 이방자 여사의 장례 때 사용되었다.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가 세상을 뜨자, 최후의 재궁이 세상에 나왔다. 어른 손바닥 넓이만큼 두꺼운 관에는 검은 옻칠이 겹겹이 칠해져 있다. 못을 쓰지 않고 이음새를 요철로 파서 짜 맞추었다. 

그러나 이 재궁은 본래 쓰임 대신 행선지를 바꾸게 되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7월22일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과 협의한 뒤 “재궁은 조선시대 목칠공예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고궁박물관에 영구 보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황세손 이구씨의 유해는 대신 새로 맞춘 향목 관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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