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ㆍ12정당했다는 말 아니다”
  • 편집국 ()
  • 승인 1994.04.07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삼수 의원 해명 아리송

“12ㆍ12정당했다는 말 아니다”
 허삼수 의원 해명 아리송

 지난해 9월 국회 국방위가 실시한 12ㆍ12사건 국정조사에서“정승화 총장을 연행한 것은 합법적이었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민자당 허삼수 의원이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허의원은 12ㆍ12 당시 보안사 인사처장으로 정승화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총격전 끝에 연행하여‘12ㆍ12의 1등 공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이다. 그는3월23일 서울지검 공안1부에 피고소인으로 소환되면서‘12ㆍ12사건은 정당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하여 언론의 맹폭을 받았다.

 이에 대해 허의원측은“한마디로 억울하다”라고 항변한다. 허의원측은“12ㆍ12 사태 자체가 정당했다는 말이 아니라 대통령 시해 사건을 수사하는 입장에서 협의자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이 정당했다는 뜻이다. 12ㆍ12는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난 일이며 그런 조사는 지금이라도 필요하다는 뜻이다“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언론을 통해 전달된 허의원의‘발언’도 공식적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검찰청사 입구에서 카메라 기자와 취재기자들에 둘러싸인 와중에 몇마디 한 것이 와전되었다는 것이 허의원측의 주장이다.

 12ㆍ12 발언 파문은 공교롭게도 허의원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허의원의 발언에 고무 됐는지는 몰라도 이틀 뒤인 3월25일 검찰에 출두한 성환옥씨(당시 육본 헌병감실 기획과장)역시“12ㆍ12는 정당한 행동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불바다 발언 파문 이후 우리 사회에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5ㆍ6공 소신파 인사들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치 부패 엮은 소설
‘어둠의 어르신들’

 ‘문학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던 이철용 전 평민당 의원이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에 이어 새로 장편소설 ≪國≫을 내놓았다. 이씨가 13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겪고 알게 된‘정치권의 썩어 문드러진 이야기들’을‘일기를 쓰는 심정으로’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드러낸 체험적 정치 소설이다. 가상이라고는 하지만 소재와 인물은 사실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

 책을 펴낸 빛샘출판사 역시 이 책에 담겨있는 폭로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씨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세상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여 주권 행사 향방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이 소설의 행간을 읽을 줄 아는‘어둠의 어르신들’은 한동안 뒤통수가 근질근질할 것 같다.

 이 책에는 국회의원들에게 건네지는 뒷돈 거래의 행태 등‘검은 정치’의 이면상이 이씨의 걸쭉한 문체로 그려져 있다.

“사상실명제 도입하라”
‘우익 지팡이’이철승씨 목청

 국사 교과서 파동과 불바다 발언 파문이 잇따르자 전ㆍ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헌정회는 3월22일 성명을 발표하고‘국가안보전략 수립에 참여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사상 공개제’도입을 검토하라고 제안 했다.국민은 국민 생존권과 직결된 분야에서 일하는 고위 관료들의 사상 투명성에 대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흘 뒤 헌정회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15차 대의원총회를 열고 우리 사회의‘좌경화’를 소리 높여 비난했다. 연사로 나온 이철승 전 신민당대표는“교과서 문제는 국기를 뒤흔드는 국가 변란의 결정판이다. 이런 변란 주도 세력을 쫓아내기 위해 우리가 지팡이라도 짚고 나서야 한다. 사상실명제를 통해 사회 요소요소에 박힌 충치를 뽑아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회원 백여명은 이씨의 발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특별 성명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경선 포기한 홍사덕 의원
다목적 뒷걸음질

 민주당 홍사덕 의원이 23일 돌연 원내총무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오는 5월 예정인 경선에서 유력한 후보였던 홍의원은 포기 이유를, 자기가 출마할 경우“당내 지역 연고의 굴레를 재삼 확인하게 돼 그 결과가 지자제 등 큰 승부에서 비호남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의원의 발언은 다목적용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호남세의 틈바구니에서 승산 없는 싸움을 하기보다는 한발짝 물러나 상임위원장 등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동교동계 등 호남세가 이기택 대표를 계속 지원하지 않으면 지자제 선거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홍의원은 그동안 이대표를 계속 지원해 왔다.

 홍의원의 출마 포기로 민주당의 원내총무 경선은 주류인 김태식 총무와 김상현 의원 계보인 신기하 의원, 그리고 독자 깃발을 들고 나온 이 협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주류와 비주류 간의 예비 당권 경쟁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또 당내 주류ㆍ비주류 간의 갈등에 염증을 느낀 표가 얼마나 이 협 의원에게 쏠릴지도 관심거리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