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E의 효자 노릇
  • 이진환 교수 ()
  • 승인 1994.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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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이 되다시피 한 요즘 가장 흔히 보게 되는 것이 ‘무공해 ○○ MTBE 휘발유를 쓰십시오’라는 광고 문구이다. 여기서 MTBE(메탈 t-부틸 에테르)는 기존의 유연휘발유에 쓰던 사에틸납((C2H5)4Pb) 대신, 촉매전환 장치(catalytic converter)를 장치한 자동차용 무연휘발유의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휘발유 첨가제이다. 휘발유의 주성분인 직선형 사슬로 이루어진 탄화수소는 너무 빨리 연소되어 노킹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엔진에 무리를 준다. 노킹을 방지하기 위해 주로 쓰던 사에틸납은 연소 후에 납이 공기 중에 방출되어 공해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일산화탄소와 질소, 산화물 등을 제거하기 위해 장치하는 촉매전환 장치의 표면을 오염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MTBE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생기는 일산화탄소를 줄이고, 인체에 해로운 오존을 형성하는 질소 산화물의 발생을 줄여주는 구실도 한다. 미국에서는 90년 제정된 ‘청정공기법’에 따라 95년부터 오존에 의한 광화학 스모그 현상이 심각한 대 도시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의 산소 함유량이 2,0~2.7%이상이 되도록 규제하고 있다. 산소 함유량이 이만큼 되려면 휘발유 1ℓ당 최소한 MTBE 0.15ℓ를 넣어야 한다.

 휘발성이 강한 MTBE는 79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인체에 흡수되면 t-부틸 알코올로 변환되고 소변으로 배출되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92년부터 MTBE를 사용하기 시작한 알래스카에서는 두통.어지러움.구토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보고가 있어서 일단 사용이 중단되었다.MTBE의 유해성 여부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백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인데, 분명한 것은 퍽 오랫동안 인기 있는 휘발유 첨가제로 애용되리라는 점이다.

李悳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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