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인격’이 아니다
  • 김현승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내과) ()
  • 승인 1992.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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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뚱뚱한 30대에 확산…체중·소금섭취 줄여야

 현대사회의 생활은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여기다가 식생활 변화, 자동차 이용증가와 이에 따른 운동량 감소 등이 고혈압환자의 수효를 늘리고 있다.

 근대 우리나라에서는 선진 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많은 고혈압환자가 알게 모르게 희생되고 있다. 특히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희생자의 연령이 50대에서 40대, 30대로 점차 하향 확산되고 있다.

 혈압은 수축기혈압(최고혈압)과 확장기혈압(최저혈압) 두가지가 있는데 성인의 정상혈압은 110~140/70~90mmHg정도이다. 고혈압의 정의는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세계보전기구(WHO) 규정인 수축기혈압이 160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 95 이상일 때를 고혈압이라고 흔히 말한다. 최근까지는 수축기고혈압보다는 확장기고혈압을 더 중요시하였는데 얼마 전 유럽에서 나온 연구(EWPHE)보고에 따르면 노령환자에서는 확장기보다 수축기고혈압이 합병증 유발 및 치사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고혈압을 본태성(1차성)고혈압과 2차성 고혈압으로 분류하는데 고혈압환자의 약 95%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고혈압의 범주에 속한다. 전세계 인구의 약 20%가, 그리고 미국에서는 약 6천만명의 고혈압을 앓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고혈압 유발 위험요인으로는 염분 과다섭취, 비만증, 스트레스 따위를 꼽을 수 있는데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김치·젓갈류 등 짭짤한 음식을 즐기므로 소금섭취량이 하루 평균 20~25g 정도로 미국과 유럽인들(10g)에 비해 아주 많은 양을 섭취한다. 하루 소금섭취량을 1g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1mmHg, 확장기혈압이 0.5mmHg씩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또 프레밍엄 연구에 다르면 표준체중보다 20%가 넘어선 비만증 환자는 표준체중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발병률이 8배나 된다고 한다.

 정확한 혈압 측정은 고혈압 진단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혈압은 운동·심적안정 여부에 따라 변동이 크므로 혈압 측정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집에서 잴 때는 정상이던 것이 병원에서 측정하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白衣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환자가 안정을 찾으면 다시 정상혈압이 된다.

 비만증 환자가 체중 1㎏을 줄이면 혈압이 2.5/1.5식 강하한다고 한다. 그러나 비약물요법으로 강압효과가 미약하면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데, 혈압 강하제는 체질과 질병 상태에 다라, 도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감안해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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