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표본 ‘TMC’
  • 마산·김방희 기자 ()
  • 승인 2006.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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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생산업체… 고부가가치 기술·노사 평화 자랑

 경상남도 마산시 양덕동의 수출자유지역은 쇠락 기미가 역력하다.  문을 닫은 공장도 적지 않다.  이는 62년부터 유치해온 외국인 투자 증가율이 88년을 고비로 둔화하기 시작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정부는 기술 이전과 같은 외국인 투자의 장점을 재인식하고 이를 유치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나 여전히 투자국과 피투자국(한국) 모두의 관점에서 성공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미산 자유무역 지역 내에 있는 미국과 핀란드의 합작회사 (주)TMC는 외국인 투자의 긍정적 측면을 잘 보여주는 회사이다.  핀란드의 하이테크 회사인 노키아사가 51%의 지분을 가지고, 미국의 고급 가전제품과 컴퓨터 회사인 탠디사가 나머지 지분을 가진 이 회사는 이동전화(핸드폰·카폰)를 생산한다. 

84년 9월에 설립한 이 회사는 작년 단일 품목으로 1억5천4백만달러나 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 회사 제품은 작년에 이동전화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약 25%의 시장점유율을 보여 모토롤라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혔다.  89년에는 이같은 수출 실적을 인정받아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매출 실적을 이정도 올리기 위해선 통산 1천5백명 정도의 종업원이 필요하지 만 이 회사는 고작 2백50명으로 이를 이뤄냈다.  李梓旭사장 (52)은 “모기업의 고부가가치 생산 기술과 현지의 생산 관리 기술이 결합해 이룩한 개가”라고 말한다.  대한광학 대한전선 대우전자 등 유독 노사분규가 만만치 않았던 기업만 ‘골라’ 재직했던 이재욱 사장은 80년대 후반 노사 분쟁으로 전쟁터 같았던 마산·창원 지역에서 이 회사만큼은 분규가 없었다는 점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노조를 만들어도 좋고 안 만들어도 좋다.  다만 근로자에게 한 약속만큼은 꼭 지킨다”는 것이 이 사장의 노사관리 방침이다.  작년에 이 회사 근로자와 그 가족 3백50여 명은 제주도로 함께 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것도 사장이 종업원들에게 사석에서 한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  종업원에 대한 복지 후생은 이 회사 구내식당에서도 느껴진다. 

아침·점심 불문하고 구내식당의 식대는 1백원.  “무료로 할 수도 있지만 공짜라면 낭비가 심할 것”이라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질 높은 복지 후생은 이 회사의 높은 경영성과 때문에 가능하다.  이 회사의 매출액 순이익률(전체 매출액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안팎이다.  한국 경영진과 근로자들은 외국 모기업에게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설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마·창 지역과 일부 대학, 단체에 대해 적지 않은 지원을 해오고 있다.  얼마 전 사장은 핀란드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모기업 경영진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칭찬을 들었다.  “합작 회사를 한국 아닌 다른 곳에서 세웠더라면 이처럼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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