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발목을 걷어차도, 골은 들어간다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6.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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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만 두 번 했으면 좋겠다.” 축구를 좋아하는 <시사저널> 모기자께서 2006 독일월드컵 한국 국가대표팀의 시합을 보고 나서 토해낸 관전평이다. 토고전에 이어 프랑스전에서도 전반전은 말이 아니었다. 특히 프랑스전에서 한국팀은 변변한 슛 한 번 날리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후반전에서의 선전으로 그것이 작전이었음이 증명되었지만).

“대표팀이 족구 연습을 그만해야 할 것 같다. 족구를 너무 해서 하프라인만 넘기면 되는 줄 안다.” 슛을 아끼는 한국팀에 대한 모기자의 이어지는 관전평이다. 한국축국의 전매특허인 압박축구는 오히려 프랑스의 몫이었다. 그나마 시원찮은 개인기가 프랑스 선수들의 밀착 수비에 번번이 덜미가 잡혔다. 후반전에 급속히 떨어질 것이라던 프랑스 팀의 체력도 여전했다.

그러나 우리에겐 박지성이 있었다. 그라운드의 ‘새마을 후계자’, 박지성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왼쪽 오른쪽, 열심히 밭갈이를 하던 박지성은 결국 골을 수확했다. 후반 36분, 패색이 짙어가던 무렵이었다. 바르테즈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긴 ‘팀 가이스트’는 수줍게 프랑스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월드컵 농사를 망친 프랑스 선수들의 낯빛이 포도주처럼 새빨개졌다. 박지성, 그가 또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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