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운동만으로 정치 바꾸겠나”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11.24 16: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 맡은 유석춘 교수/“신당 창당도 검토 가능”

 
지난 11월22일 유석춘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헌혈을 했다. 자신이 공동본부장을 맡은 한나라당의 참정치운동본부 출범식을 치른 뒤 강재섭 대표, 손학규·이명박 씨와 함께 헌혈을 한 것이다. 유교수는 한나라당이 바라는 새 피다. 정권 교체를 위해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직에서 물러나 현실 정치에 뛰어든 그를 지난 11월23일 연세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참정치운동본부장은 어떤 자리인가?
당헌·당규에 없는 임시 기구다. 권한도 불분명하다. 최소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권이 주어진다. 수용 여부는 한나라당에 달렸다. 다만 강재섭 대표가 제안한 기구라서 쓴소리를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운동본부 산하 클린정치위원회에서 감찰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당내 잡음이나 공천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하겠다. 대선 주자들의 조기 경선 과열로 인한 잡음도 조사 대상이다.

한나라당의 들러리나 액세서리로 그칠 수 있지 않나?
걱정이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는 얘기 못하겠다. 그러나 들러리에 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뉴라이트와 한나라당 연대의 선봉대로 인식하면 되는가?
김진홍 의장 말대로 내년 2~3월에 뉴라이트전국연합과 한나라당이 연대를 할 수 있다. 내가 수색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 연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한나라당과 뉴라이트의 인적 수혈의 가교 역할도 자임하는 것인가?
당연히 그렇다. 새 피 수혈이 연대의 핵심이다. 신인을 발굴하고 투입해서 한나라당의 지지도를 더 높여야 한다.

뉴라이트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를 위해 차라리 뉴라이트 신당을 만들자고 한다.
가능한 얘기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구당 처럼 지역 조직이 갖추어져 있다. 신당 창당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이다.

뉴라이트 단체인 자유주의연대는 정치 참여에 비판적이다.
정치 참여 시기를 두고 찬반이 나뉠 수 있다. 그런데 자유주의연대가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도대체 그동안 자신들이 펼친 뉴라이트 운동이 무엇을 위한 운동이었는지 묻고 싶다. 그런 자세라면 순수한 시민운동을 해야 한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순수한 시민운동도 의미가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정치 권력을 활용해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것도 시민운동의 한 방편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뉴라이트 단체가 정치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정류장으로 인식되지 않겠나?
시민운동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대중운동에 중심을 두는 방식과 엘리트 중심의 사상운동에 무게를 둔 방식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대중운동 단체다. 대중적인 지지 없이 엘리트 집단의 사상운동만으로 정치를 바꿀 수 없다. 그러면 대중이 누구냐?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들뿐 아니라 과거 정치권 인사, 또는 앞으로 정치권에 나아갈 사람도 포함해야 한다.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며 배제한 채, 100명 회원도 안 되는 자유주의연대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다.

그런 대중운동으로 한나라당 개혁의 핵심인 당내 수구 보수(우파)를 청산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한나라당 안에 수구 우파는 없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아무도 없다. 예컨대 김용갑 의원을 수구 우파라고 하면 본인이 억울해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