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추석 용돈으로 뭘 하죠?”
  • 조철 기자 ()
  • 승인 2007.10.0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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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 키우는 자녀 경제 교육 해법은 ‘습관과 실천’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니 아이의 지갑이 만원권으로 두둑해졌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에게 그걸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아무 생각이 없다며 어깨를 으쓱 올린다. 갑자기 현금이 필요해 아이에게 2만원 만 빌리자고 했더니 주기 싫다며 막무가내로 버틴다. 어이없어 하는 부모. 그러나 문제는 부모에게 있다. 평소 용돈도 되는대로 주고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하지도 않았던 터라 아이가 수입과 지출 등의 기초적인 경제 개념조차 갖기 힘들었던 것이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자녀들 경제 교육을 해보겠다던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기는 참 힘들다. 제목에 ‘부자들’을 내세워 부자가 된 출판사가 몇 있다는 소문이 그런 책을 계속 나오게 한 원동력이겠지만, 잊을 만하면 생각나는 게 아이들 경제 교육인 것도 사실이다. 부모는 좀 가난하게 살았더라도 아이만큼은 부자로 살게 하겠다며 펼쳐드는 것이 바로 자녀 경제 교육서이다.
최근 나온 <부자들의 자녀 교육>은 ‘부자들은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자녀들을 가르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경제 전문 기자의 자녀 교육서이다. 세계의 부자들이 어떻게 어릴 적부터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체력을 길렀는지 탐구한 것을 사례별로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주인공들은 엄청난 재산을 모은 부자들이라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자들이 자녀 교육에 대해서 갖는 고민은 평범한 일반인들의 고민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이 부자들은 고민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법을 가지고 자녀 교육에 임했다는 것.
그들의 해법은 단순하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용돈 관리, 독서, 근검절약, 노동의 의미와 가치, 사회적 책임 등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일 수 있다. 그러나 진리는 언제나 평범함 속에 있다. 부자와 평범한 사람을 가른 것은 ‘이 평범한 진리를 실천했느냐’이다. 영어를 잘하는 비결은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 생활화하는 것이듯, 부자가 되는 비결도 ‘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을 기르고 이를 습관화하는 데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미국에 살다온 학부모들 중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저축의 가치와 부채의 위험성을 가르치는 ‘머니 캠프’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많다. 공허한 이론이 아니라 실전을 방불케 하는 프로그램이 놀라울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의 태도와 행동에 따라 상이나 ‘급료’ 명목으로 ‘가짜 돈’을 지급하고, 예산을 책정해 지출하는 것도 실전으로 터득하게 한다. 숙제로 일용품 판매, 세차, 각종 심부름 등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해 실제로 돈을 벌어보게도 한다.
백 가지 이론보다 한 가지 실전이 훨씬 효과가 있다는 것 아닌가.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은행에 가서 저축만 하고 온다면 손해이다. 아이에게 직접 명절에 받은 용돈을 관리하기 위한 상품이 있느냐고 물어보게 하라. 금리 우대와 보험 가입 등 혜택이 주어지는 적금에다 경제 교실에 ‘입학’할 수도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맞춤해 증권사들 또한 어린이를 위한 적립식 펀드 상품을 내놓고 어린이 경제 교육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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