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이 태풍 될까 신경 쓰이네”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07.11.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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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라이벌, 삼성금융그룹
 
최근 미래에셋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증권사로 꼽히는 곳은 삼성금융그룹이다. 실제로 삼성투신운용은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등장 이후 가장 빠르게 대항마를 내기도 했다. 삼성 쪽에서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상품인데 공교롭게도 미래에셋의 상품 출시와 맞물렸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양사가 대결 국면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트로이카로 ‘금융 삼성’이라는 자존심을 지켜온 삼성그룹을 미래에셋이 펀드 시장의 싹쓸이로 뭉개버린 꼴이 되었다. 물론 미래에셋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생명 등 금융그룹을 일구었지만 전체적인 볼륨은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에 비해 아직 작고 영향력도 주로 펀드 시장에 국한되어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기관투자가 위주로, 펀드 상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이어서 사실상 미래에셋을 증권 업계 1위로 보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가 계열 금융사가 갖고 있는 지분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형태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들어 미래에셋에 자금이 몰리면서 이 회사는 기관투자가로서 삼성 계열사는 물론 포스코나 현대중공업 등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회사의 주요 주주 중 하나로 등장해 지분율 이상의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다.
이런 두 회사의 역학 관계는 시가총액 경쟁에도 반영되었다. 최근 들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말부터 미래에셋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최근 몇 년간 증권업계 시가총액 1등 자리를 차지했던 삼성증권을 밀어냈다. 이를 다시 삼성증권이 탈환했지만 일방적인 승리가 아닌 백병전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의 IR담당 임원이 박현주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면담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묘한 신경전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단 삼성투신에서는 인사이트펀드의 대항마로 안정형 글로벌 펀드인 ‘삼성글로벌자산배분펀드’를 선보이는 등 민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글로벌자산배분펀드는 미래의 인사이트펀드와는 달리 주식은 MSCI월드 주식 지수, 채권은 리먼브러더스 글로벌 채권 지수, 리츠는 FTSE글로벌 리츠 지수 등 벤치마크 지수를 분명히 따르도록 해 헤지펀드 논란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해까지 자산운용 업계의 1위는 삼성투신운용이었다. 삼성투신의 수탁액이 21조원 정도였고 미래에셋이 20조원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미래에셋의 중국 펀드가 발군의 수익률을 올리자 돈이 미래에셋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최근 미래에셋의 수탁액은 39조원이 넘어섰고, 삼성투신은 22조원 정도이다. 인사이트펀드의 독주가 지금과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경우 두 회사의 수탁액 차이는 더블 스코어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래에셋 쪽에서는 11월 둘째 주에 미래에셋 영국법인의 두 번째 상품인 ‘브릭스펀드’를 내놓으며 또 한번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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