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난 괜찮아”
  • 이동준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 자산운용파트 차장) ()
  • 승인 2007.11.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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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긴축 정책은 없을 것…인플레이션 수치도 안정적

 
중국 증시의 과열과 그에 따른 조정을 걱정하던 목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11월 들어 중국 증시, 특히 홍콩 증시는 급격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 10월까지의 가파른 상승세를 그대로 돌려놓듯이 조정도 가파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이 시장의 펀더멘털보다는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의 인플레이션 불안과 그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 강화 등으로 조정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근 한 외국계 증권사의 중국 이자율 절상에 관련한 리포트가 눈길을 끌었다.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중앙은행이 연내에 2번, 2008년 상반기 중에 5~6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다소 위험한 전망을 내놓았다. 만약 이러한 분석이 실제로 맞아떨어진다면 0.27%씩 움직이는 중국의 금리는 현재보다 거의 2% 가까운 상승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과연 이 정도로 강력한 긴축 정책을 쓸 만큼 중국의 경제 사정이나 물가 상황이 어려운가? 대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중국 물가 인상, GDP 성장률에 훨씬 못 미쳐 안정적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 물가는 10%가 넘는 GDP 성장률에 훨씬 처지는 2% 선에서 안정을 유지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꾸준한 경제 발전을 이룩한 측면도 있다. 이런 식으로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수출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안정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7년 들어 중국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고, 지난 3분기에는 급기야 5~6% 수준까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대부분 식품 가격 상승에서 기인한 공급 견인 인플레이션이었다. 식품 가격을 제외한 인플레이션 수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 정부가 이자율을 올려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는 통화 긴축 정책의 당위성은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돼지고기 등 식품의 재고 방출 또는 수입 물량 확대로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 실제로 최근 식품 가격은 점차 안정되고 있고, 이로 인해 전체 인플레이션 수치도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환율 문제이다.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미국은 중국 위안화의 낮은 환율로 인해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돌아가면서 중국의 위안화 1일 변동폭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제조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가능한 싼 위안화 정책을 고수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은행이 이자율을 크게 상승시킨다면 글로벌 유동성의 중국 유입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 뻔하다. 그렇게 될 경우 위안화 절상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유입된 유동성으로 인한 자산 가격 거품 현상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정부는 그 중간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할 것이다. 과감하게 어느 한 쪽을 선택하고 다른 한 쪽을 버리는 정책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사회주의 성향이 남아 있는 중국 정부로서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홍콩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조용한 사회를 원한다고 종종 말한다. 사회든 경제든 급격한 변화로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을 매우 꺼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래서 곳곳의 시스템에 세심한 관리의 손길이 미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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