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에 관한 상식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7.12.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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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혈병을 모르는 에스키모

비타민C 결핍으로 생기는 질환인 괴혈병. 에스키모인들은 비타민C가 함유된 싱싱한 과일이나 채소를 못 먹는데도 불구하고 괴혈병 환자가 적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사냥을 하자마자 사냥감의 배를 갈라서 콩팥을 떼어먹는다. 이때 콩팥 위에 붙어있는 부신까지 함께 먹는데 이것에 비타민C 정제 한 알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비타민C를 만들지 못하는 인류

모든 포유동물들은 간세포에서 비타민C를 만든다.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와 기니피그(guinea pig)라는 실험용 쥐만 체내에서 비타민C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본래 사람도 비타민C를 생성할 수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서 비타민C를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되었다. 의학적으로 그 흔적을 간세포에서 찾을 수 있다.

3. 선박 출항 조건 ‘레몬박스’

비타민C의 역사를 보면 괴혈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괴혈병은 오랜 기간 바다생활을 해야 했던 선원들을 괴롭혔던 병이다. 포르투갈 항해사인 바스코다가마는 1497년 동인도로 항해하던 도중 수개월 사이에 선원의 약 60%가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사망한 선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증상은 잇몸이나 구강 점막의 출혈이었다.
1535년 겨울에는 프랑스 탐험가인 까티에르가 캐나다로 항해하는 동안에 바스코다가마와 같은 경험을 했다. 탐험 도중에 만난 원주민들로부터 그 병(괴혈병)에는 신선한 나뭇잎이 특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죽어가던 선원들이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주스를 마시고 하룻밤 사이에 건강을 되찾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영국 해군 군의관인 제임스 린드는 1747년 12명의 해병 중 괴혈병에 걸린 6명에게 라임 과즙을 마시게 하여 효과를 보았다. 그 과일 속에 있는 어떤 물질이 괴혈병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비타민C를 처음 발견한 것이다.

4. 캘리포니아에 오렌지 농장이 많은 이유

1850년대 신대륙 미국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금광을 찾아서 서부로 밀려들었다. 이때도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괴혈병을 앓았다. 수만 명이 죽기도 했다. 이후 괴혈병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오렌지의 재배가 성행하면서 캘리포니아가 오렌지의 집산지가 되었다.

5. 한의학에서 보는 비타민C

비타민C는 간과 담을 돕는 영양소이다. 이것이 모자라면 괴혈병이나 묄러 발로우씨 병처럼 야채식 결여로 인한 질환이 생긴다. 비타민C는 간과 담이 약한 태양인 체질에 맞다.
이처럼 비타민은 종류에 따라 평생 섭취해도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조금만 섭취해도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예컨대 비타민의 협조를 받아야 할 정도로 약한 사람의 장기가 있고, 그런 협조가 불필요한 강한 장기도 있다. 즉 사람의 체질에 따라 취해야 하는 비타민과 취해서는 안 되는 비타민이 있다는 말이다.
비타민A는 어간유(魚肝油)에서 구할 수 있고, 결핍될 때 야맹증이 생기고 뼈의 성장에 이상이 온다. 또 안구건조증, 호흡기 점막 이상, 생식 기능 이상 등이 생긴다.
비타민D는 간유, 어패류, 어류, 난황(卵黃), 버터 등에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A와 D의 결핍증은 폐 기능 저하로 인한 질환(뼈 성장 지연, 호흡기 점막 이상, 구루병, 갑상선 이상 등)과 간 기능 상승으로 오는 질환(야맹증, 안구건조 등)을 야기한다. 따라서 비타민A와 D는 선천적으로 폐 기능이 약하고 간 기능이 강한 태음인 체질에 맞다. 그러나 폐와 대장이 강하고 간과 담이 약한 태양인 체질은 비타민A와 D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먼저 식욕 부진 현상이 나타나며 이어 피로 증세를 느끼고, 심하면 다리가 붓는 각기(脚氣) 증상이 생기게 된다. 이는 췌장 기능이 약한 소음인 체질의 질환이다. 또 소화기와 관련되는 소음인 체질에서는 비타민B2가 모자랄 경우 구각염(口角炎), 설염(舌炎), 안구결막염, 유루(流淚), 시력 장애 등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비타민B1과 B2군은 소음인들이 자주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췌장과 위를 강하게 타고난 소양인 체질에서는 거부 현상을 보일 수 있다. 태양인 체질을 지닌 사람도 비타민B1과 B2를 먹을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양인의 경우 주사제를 사용할 때 지아민(비타민B군)을 섞어서는 안 된다.
비타민E는 일반적으로 불임증 환자에게 쓰는 영양 물질로 알려져 있다. 소양인 체질은 선천적으로 신장이 약하기 때문에 불임증이 잘 온다. 비타민E는 신장 기능을 돕는 물질로 불임증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다른 체질에는 비타민E가 필요하지 않다.

6. 외국에서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은 최근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을 2~3배 늘리도록 촉구했다. NIH 연구원인 마크 레빈 박사는 현재 하루 60mg으로 되어 있는 비타민C의 권장 섭취량을 100~2백mg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빈 박사는 “새로운 권장량은 현대인들의 영양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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