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열광의 주역 올림픽 영웅들 '영향력 메달'도 석권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8.12.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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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성 IOC 선수위원 '금', 박태환 '은'

▲ 문대성 ㅣ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되면서 한국 스포츠 외교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그림 최익견

‘차세대 리더’라는 단어가 스포츠 부문에서는 그다지 새로운 화제거리가 되지 못한다. 스포츠 스타들은 보통 20대를 기점으로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들의 영향력은 선수로 활동하는 시기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진작부터 젊은 인물들의 영향력이 컸다. 최근에는 그 연령층도 더욱 낮아졌다. 20~30대가 잡았던 주도권을 10대가 가져오는 모양새이다. 김연아·박태환 선수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스포츠 부문에서 박태환 선수가 2위, 김연아 선수가 4위를 차지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내가 기폭제가 되어 운동을 그만둔 후에도 후배들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고 불가능한 것이 도전 정신 앞에서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문대성 위원(동아대 교수)은 지난 8월 아시아인 최초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첫 도전만에 최다 득표로 IOC 선수위원 당선

문위원은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29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총 투표 수 7천2백16표 중 3천2백20표를 획득하며 최다 득표자로 당선되었다.

이번 스포츠 부문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문위원이 가장 기대받는 인물로 첫손에 뽑혔다는 점이었다. 보통 스포츠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꼽혔던 선수들은 전성기와 맞물리면서 미디어 노출이 많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수년 전의 박찬호(LA다저스)가 그랬고,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그랬다. 최근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대였다.

반면 문위원은 돌려차기로 상대를 KO시키면서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에 올랐지만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인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OC 선수위원’이라는 직함에서 ‘리더’를 끄집어냈다. 이제는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그 외적인 요소 역시 스포츠인을 평가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IOC 선수위원은 임기가 8년으로 정해진 명예직이지만 종신직인 IOC 위원과 동일한 권한을 부여받는다. 올림픽 개최지 투표권도 행사할 수 있다. 과거 쇼트트랙의 전이경 선수가 도전했던 자리이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아픔이 있다. 반면, 문위원은 첫 시도만에 성공했다.

문위원은 현재 동아대학교 태권도학과에서 ‘태권도 경기론’을 가르친다. 지금의 문대성을 만든 태권도이다. 내년 9월 코펜하겐에서는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와 종목을 결정하는 회의가 열린다.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유지 여부가 달린 회의이기도 하다. 문위원의 당선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교수 출신 안민석 의원·이용수 해설가도 상위권 진입

안민석 의원(민주당)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도 재미있는 결과이다. 안의원은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출신으로 체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뒤 당시 열린우리당 체육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제도권 내 체육 발전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포럼의 대표를 맡아 학교 과목에서 사라져가는 체육을 살리고자 ‘학교체육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S 축구 해설위원인 이용수 교수(세종대)가 순위권에 이름이 오른 것도 경기력 외적인 측면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이다. 축구선수로 이교수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프로축구가 태동할 때 럭키금성의 창단 멤버였고 한때는 할렐루야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축구선수 이용수’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지적인 해설가의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축구인 출신으로는 드물게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아 교수가 되었고, 최근에는 ‘변화’를 내걸고 대학축구연맹 회장직에 도전하기도 했다.

리더보드의 위쪽에는 현역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의 큰 획을 그은 수영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 주말마다 양말이 닳도록 영국의 축구장을 누비고 있는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선수는 문대성 위원의 뒤를 이었다. 바로 아래에는 피겨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다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연아 선수가 차세대 리더로 꼽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은 ‘김연아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피겨스케이팅이 이처럼 스포츠 뉴스를 장식했던 적도 없었다. 한마디로 ‘피겨 붐’이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과 은메달이 확정될 때까지 1차 시기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었던 역도의 장미란 선수. 장선수 역시 스포츠 부문에서 주목받을 차세대 인물로 선정되었다.

노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10대, 20대의 아성 속에서 박찬호 선수를 꼽은 전문가도 많았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라는 상징성, 굵직한 국제 대회에 자신의 일정도 포기하며 참가해온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발 투수로 뛸 곳을 찾고 있는 그에게 최근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이 아닌 올드 멤버 중에서는 홍명보 코치가 눈에 띈다. 그만큼 한국 축구에서 그가 가졌던 위상이 얼마나 컸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원래는 축구 행정가를 꿈꿨지만 요즘은 일본 J리그의 한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지도자로 각광받고 있다. 차기 한국 축구의 지도자군을 이룰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의창 교수(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언급한 전문가도 있었다. 이번 조사의 특징은 선수 외에도 스포츠의 범주 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언급되었다는 점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인 조용철 교수(용인대 유도학과)와 ‘업어치기의 달인’으로 불리며 유도 그랜드슬램을 이루었던 같은 과 전기영 교수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신지애·최경주·박세리 선수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골프 스타들의 이름은 이번 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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