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찾다가 실종자 찾아나선 인생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09.04.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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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봉 전미찾모 회장

ⓒ시사저널 임준선

전국미아실종자가족찾기 시민의 모임(전미찾모) 나주봉 회장(52)은 실종자 가족들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지금까지 18년 동안 100여 명의 실종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원래 전국을 떠돌며 물건을 파는 노점상이었다. 1t 트럭에 노래 테이프를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설이 공연을 했다. 그러다 1991년 인천 월미도에서 개구리 소년 부모들과 만나면서 인생이 완전 바뀌었다. 그 뒤 나씨는 자신의 트럭에 개구리 소년들을 찾는 플랜카드와 전단지를 붙이고 전국을 누볐다. 물건 파는 것보다 아이들을 찾는 일에 더욱 매달렸다.

지난 2001년에는 실종자 가족 2백여 명과 ‘전미찾모’를 결성했다. “많은 사람이 ‘가족 중에 실종된 사람이 있느냐’라고 물어본다. 하지만 우리 가족 중에는 실종된 사람이 없다.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나누고자 이 일에 나섰을 뿐이다”라며 모임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경제 불황으로 전미찾모는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변변한 후원자 하나 없이 꾸려온 터라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단체는 관할 구청으로부터 매년 1백50만~3백여 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미아 찾기 캠페인과 전단지 제작, 사무실 운영 비용으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동안 모자라는 금액은 부인이 노점상을 하며 번 돈에서 일부를 충당해왔다. 매달 소액의 후원자가 50여 만원을 보내왔지만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이마저도 뚝 끊기다시피 했다.

재정 상황이 악화되자 얼마 전에는 사무실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도 내보냈다. 나회장은 “내 몸이 힘들다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사무실 운영이 힘들 정도여서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전미찾모가 있어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힘이 되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정부나 유관 기관 등 누구의 도움이든지 절실하다”라고 하소연했다.

나회장은 “실종자 문제를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경찰청 안에 ‘실종자 찾기 종합센터’ 등 실종자 전담센터를 두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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