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매혹시킨 ‘느낌 좋은 터치’
  • 김규태 (IT 칼럼니스트) ()
  • 승인 2009.06.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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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만의 뛰어난 그래픽 환경, 소비자 유혹할 듯

▲ 애플만의 뛰어난 그래픽 환경, 소비자 유혹할 듯

한반도에 또다시 아이폰 바람이 불고 있다. 정확히 말해서는 아이폰 바람이 아니라 아이폰이 제발 수입되었으면 하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이다. 아이폰 그리고 애플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애정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마도 애플 브랜드가 주는 힘이 하나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애플이 내놓은 제품이 갖는 기술의 힘으로 볼 수 있다.

애플, 아이팟, 아이폰 그리고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주는 이미지의 힘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애플이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감정부터 빼앗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던 것은 애플의 기술이 갖고 있는 작은 차이점에서 기인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신제품 마니아들은 ‘아이폰의 기술적 특징 하나만 꼽아라!’라는 질문에 대부분 ‘터치’라고 말한다. 실제로는 터치 제품의 ‘진짜 원조’가 애플이 아닌 경쟁사지만, 소비자는 ‘애플=터치’라고 생각하면서 원조가 애플이라고 알고 있다.

이미 아이팟 통해 기대치 높여놓아

아이폰이 수입되지 않았지만, 많은 소비자가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통해 애플의 기술을 체험한 바 있다. 아이팟 국내 유통 이후 우후죽순처럼 쏟아진 각종 터치형 멀티미디어 기기를 통해 비교체험 경험치도 제법 있는 편이다. 그러니,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허상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지난 6월 초 미국 출장 길에 애플스토어에 들려서 아이폰 전시제품을 조작할 기회를 가졌다. 필자 역시 현재 2대째 터치폰을 쓰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 있었다. 우선 소비자에게 ‘다른 제품과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만큼, 터치의 느낌이 좋았다.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할 필요 없이 손가락만으로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은 애플만이 가진 것은 아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지적하자면, 기술 그 자체가 경쟁 제품에 대해서 압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그래픽 환경(GUI) 측면에서 아이폰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정교한 펜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의 요인으로 보인다. 많은 얼리어댑터 등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용 후기에서 보듯,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래픽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갖추고 있다. 공급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사용자의 감성을 이해한 이른바 ‘유저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기술이 아이폰 등 애플이 갖는 강점으로 꼽힌다.

아이폰은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은 복잡해’라는 개념을 ‘간단한 터치로 가능해’라는 인식으로 바꿔내 돌풍을 일으켰다. 만일 아이폰이 국내에서도 팔린다면, 스마트폰 바람이 몰아칠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뜨겁다.

분명 아이폰이 들어오면 얼리어댑터 등을 중심으로 아이폰과 그와 유사한 경쟁 제품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에서처럼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려면 한국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 휴대전화 업계의 시각이다. 인터넷,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해외의 강자가 국내에서 맥을 못 췄듯이 한국인의 정서도 포섭할 수 있는, 한국인에게도 친절한 그래픽 환경(GUI)으로 업그레이드될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이폰 미국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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