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곳 줄어들어 슬픈 ‘우리 개구리’
  • 김연수 (생태사진가) ()
  • 승인 2009.08.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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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순 몇몇 신문은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안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 고유종인 금개구리는 전국에 고루 분포했었지만 최근 과다한 농약 살포와 서식지인 웅덩이가 줄어들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탓에 멸종 위기 야생동식물 2급이 되었다.

IPCC(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간 패널)의 2007년 보고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의 증가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1℃ 증가하면, 향후 20년 안에 모든 양서류가 멸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100년간(1906~2005) 전세계의 평균 기온이 0.74℃ 상승했고, 한반도는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12년 이후 무려 1.7℃나 올랐다.

금개구리는 몸길이가 6㎝ 정도로 전체적인 모양은 참개구리와 유사하나 등 옆선을 이루는 두 줄의 융기가 금색이다. 몸의 색깔은 전체적으로 밝은 녹색이며, 등 쪽은 전면이 황적색이다. 머리의 길이와 폭은 거의 같고, 주둥이는 앞 끝이 약간 둥글며 둔하다. 암수 모두에 울음주머니가 없다. 등에는 등 중앙선이 없으며, 대체로 크고 작은 동그라미 융기가 조밀하게 흩어져 있다. 앞다리는 뒷다리의 반 정도 길이로 짧은 편이다. 산란은 주로 5~6월에 한다.

습지 내에서 수생 식물 위에 앉아 있다가 잠자리, 사마귀, 나비 등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이들의 산란지는 논가에 붙은 작은 물웅덩이나 연못이다.

서울·경기 지방의 도시화로 인해 이들이 살아갈 습지는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 있는 연꽃 테마파크인 ‘관곡지’를 찾아가면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19.3ha의 드넓은 연꽃단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연꽃을 즐길 수도 있지만, 연밭의 개구리밥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금개구리를 만나면 연못 속에서 금도끼를 찾은 것보다 더 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이곳은 특히 강희맹 선생이 처음으로 연꽃을 인공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곳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금개구리들이 이곳에 비교적 많이 살아남은 것은 약 5백년 전부터 내려온 조선 세조 때의 작은 연못인 관곡지가 도시화 속에서도 잘 보존되어 있어 대를 이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개구리들이 전국에 고루 안정적으로 분포해 멸종 위기 종에서 해제되는 환경을 맞이하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걱정도 사라져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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