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튀김 피하고 영양분 ‘골고루’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02.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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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적게 먹지 말고 나이·체질에 맞는 소식법 찾아야…식품 구성표 만들어 실천하면 좋아

ⓒ시사저널 이종현


소식은 음식량을 줄이면서 반드시 영양에서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건강 유지, 질병 예방, 수명 연장이 소식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식을 오랫동안 해 온 사람도 소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주부 고미수씨(51·가명)는 10년 이상 소식을 해 오고 있다. 특별히 어디가 아프지는 않지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그냥 밥공기로 3분의 2 정도 먹는다. 밥을 배부르게 먹지 않고 약간 모자란 듯이 먹는다. 고기는 거의 먹지 않고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짠다”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소식을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그렇지만 자신의 나이·체질 등에 맞는 소식 방법을 만들어볼 수는 있다. 그 자료로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두 가지 기준을 참고하면 된다. 우선 남녀별·연령별 영양 섭취 기준표(필요 추정량)에서 자신의 연령에 해당하는 열량을 확인한다(표 참조). 예를 들어, 30~40대 남성이라면 2천4백kcal가 하루에 필요한 적정 열량이다. 이 열량에서 전문가가 권하는 소식량 즉, 80%인 1천9백20kcal를 목표치로 잡으면 된다.

하루 소식 열량을 정했다면 끼니마다 3분의 1씩 나누어 음식을 섭취하면 된다. 1천9백20kcal가 하루 소식량이라면 끼니마다 6백40kcal씩 식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사람의 생활 패턴에 따라 하루 필요 열량을 끼니별로 35 대 35 대 30 또는 30 대 40 대 30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김미경 국립암센터 발암원연구과 책임연구원은 “전체 필요량을 끼니별로 균등하게 나누면 된다. 다만, 생활 패턴에 따라 약간 조정할 필요는 있다. 일본의 장수촌으로 잘 알려진 오키나와 사람들은 저녁을 오후 5시께 먹는다. 국내 회사원이 이 시간에 저녁 식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저녁을 8~9시에 먹으면서 하루에 필요한 열량의 3분의 1을 섭취하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은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 열량을 측정할 수도 없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때 한국영양학회가 마련한 ‘식품 구성표(표 참조)’를 참고하면 편리하다. 6개 식품군별로 구체적인 식품과 분량을 정해두었다. 한 사람이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양이다. 또, 탄수화물·지방·단백질 구성도 60 대 20 대 20으로 맞추어놓았으므로 일반인은 정해둔 음식을 섭취하기만 하면 된다. 단, 하루에 필요한 열량에 맞춘 식단이므로 소식을 위해서는 이보다 조금 적은 양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컨대, 밥은 한 공기(2백10g), 사과는 중간 크기짜리 반쪽(100g)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소식을 위해서는 밥 한 공기가 조금 안 되게, 사과도 반쪽보다 조금 적게 먹으면 된다.

이같이 소식 분량을 정했다면 꾸준히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실천하다 보면 몇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갑자기 음식을 줄이면 배가 고파지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간식을 먹는다면 소식하는 의미가 없다. 몸이 소식에 익숙해질 때까지 참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처럼 몸에 습관이 배면 소식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배고픔이 지나치다면 소식하는 분량을 조금 높여서 평소 식사량의 90% 정도로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물을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하루에 물을 1ℓ(5잔) 이상 마시면 배고픔도 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포만감이 뇌에 도달하기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최소 식사 시간을 20분 이상으로 잡고 음식을 천천히 먹어야 우발적인 과식을 피할 수 있다.

편식하면 영양 결핍으로 질병 부를 수도 

소식하는 사람이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가 야채나 과일만 먹는 습관이다. 고기는 무조건 몸에 좋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다. 강은희 서울아산병원 영양팀장은 “육류가 몸에 좋지 않다고 무작정 피하는 식습관은 건강에 좋지 않다. 회식 때 육류를 배불리 먹는 것은 문제이지만 가정에서 기름기 없는 고기를 먹는 식생활은 바람직하다. 소식을 하면서 유의할 점은 적게 먹는 것보다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소식과 상관없이 해로울 수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소식하면서 피할 음식은 가공식품과 튀김류이다. 특히 튀김류에는 발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소식과 상관없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2002년 공익을 위한 과학 단체(the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감자튀김에서는 아크릴아미드(acrylamide)라는 발암 물질이 물 한 잔에서 허용되는 양보다 무려 3백배나 높게 검출되었다.

일반적으로 소식을 하면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게는 성장 발육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로 편식을 하거나 음식을 적게 먹으면 성장 장애가 생긴다. 특히 사춘기 여성이 소식을 심하게 하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10대 청소년들의 비만율은 높다. 대부분 음식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 따라서 식사량을 줄이고 영양에 균형을 맞추는 것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70세 이상 노인도 소식으로 골밀도 감소, 근육 손실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소식을 하려면 자신의 하루 섭취량을 따져 과잉 상태인지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특히 시골 노인들은 한 가지 반찬으로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있어 영양 결핍 상태인 경우가 흔하다. 임산부는 태아를 위한다는 마음에 식사량이 과할 수 있다. 영양 과잉 상태가 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자라나면서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모도 자신의 섭취량을 확인한 후 소식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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