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흔드는 게임기의 변신
  • 김정철 | IT칼럼니스트 ()
  • 승인 2010.06.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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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경식 3D 영상 지원하거나 무선랜 탑재해

월드컵 열기로 가득한 요즘이지만 미국에서는 게임계의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는 E3(게임박람회)가 지난 6월15일부터 열려 많은 게이머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게임업계의 브라질이라고 할 수 있는 닌텐도의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와 MS의 Xbox 새 버전이었다. 그들을 만나보자.

▲ 닌텐도 3DS

■ 3D로 다시 태어난 닌텐도 3DS

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는 소니, MS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엄청난 수익과 성장세를 나타내는 선도적인 기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5월 발표한 닌텐도의 실적 발표는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22%, 18% 떨어지면서 2003년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이다.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구입하면 게임기 역할이 가능한 아이폰의 히트는 오로지 ‘게임’만 가능한 닌텐도의 게임기들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애플에 대한 닌텐도의 반격은 무엇일까? 닌텐도 DS에 휴대전화 기능을 탑재할까? 닌텐도는 삼성이 아니다. 닌텐도는 억지로 컨버전스하는 것보다는 게임성을 더 높이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이번 E3에서 발표한 닌텐도 3DS는 기존 닌텐도 DS와 거의 비슷한 디자인과 형태를 띠고 있다. 다만,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 영상을 즐길 수 있는 무안경식 3D 입체영상을 지원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E3 현지의 분위기는, 게임에 따라서 확실한 입체감을 주는 닌텐도 3DS의 만족도가 무척 높은 편이라고 한다. 최근 애플은 전 하드웨어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닌텐도 3DS의 성패는 애플의 무차별적인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많은 IT 관련 업계가 닌텐도 3DS를 주목하고 있다. 

▲ 엑스박스 360

■ 닌텐도 Wii 잡으려 탈바꿈한 엑스박스 360

닌텐도가 애플과의 싸움을 본격화했다면, MS는 칼끝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아닌 닌텐도에게 겨누었다. 기존의 엑스박스 360은 성능이 뛰어나고 게임 타이틀도 훌륭하지만, 가족 모두가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편이었다. 그런 점을 의식했는지 새로운 엑스박스 360은 좀 더 가정 친화적으로 변신했다. 일단 크기가 훨씬 얇아졌고, 소음도 줄어들었다. 핵심적인 것은 엑스박스 360이 새로 채택한 키넥트(Kinect)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사람의 동작과 음성을 인식해 아무것도 손에 쥐지 않고도 게임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다. 따라서 컨트롤러를 쥐고 조작해야 하는 닌텐도 Wii에 비해서 더 간편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기획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기술로 인해 엑스박스 360도 골방에서 몬스터를 잡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게임이 아니라 가족 모두와 흰옷을 입고 환한 거실에서 손을 휘두르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변화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HDMI포트와 와이파이 무선랜, 다섯 개의 USB 포트, 250GB의 하드디스크 등으로 인해 간단한 거실용 컴퓨터로 쓰기에도 제격이다. 무엇보다 윈도우가 안 깔려 있으니 더욱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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