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탄 부르는 ‘스캔들’을 꾸짖다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09.0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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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세계 경제사를 뒤바꾼 20가지 사건들의 내막 파헤쳐

 

▲ 포춘 편집부 엮음 | 서돌 펴냄 | 412쪽 | 1만6천원

‘인증 샷’ 한 장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무총리 후보자를 자진 사퇴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청문회에서 위증했음을 시인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인정 샷’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몇몇 의원들이 문제 있는 후보자를, ‘비즈니스 세계에서 골프도 치고 술도 한잔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된 거냐’라는 식으로 감싸돌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람 만나는 것에 뭐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만난 목적이 불순하고 뒷거래가 의심된다면 이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 공직자의 ‘작은 스캔들’이 커다란 경제 사건을 만드는 배경이 되고, 그 파장으로 많은 근로자의 눈에 핏물이 고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그룹이 해체되면서 국내 경제에 큰 손실을 입힌 사건 주ㅇ에 이런 ‘스캔들’이 파국의 시작점이 된 예도 있었다.

‘스캔들’의 예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월가의 유명 펀드매니저이자 나스닥 회장까지 역임했던 매도프의 다단계 금융 사기, 세계 최고 에너지 기업에서 부패와 탐욕의 상징으로 전락한 엔론의 파산, 존재하지도 않던 금광으로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브리엑스의 희대의 사기 사건, 물고 물리는 스파이들의 각축전, IBM과 히타치의 산업 스파이 전쟁 그리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각종 사기와 부정행위들….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경제 사건들과 그 뒷이야기를 취재·보도해 온

<포춘>의 기자들이 정리한 <세계 경제를 뒤바꾼 20가지 스캔들>을 보면, 비즈니스 세계의 사기 행각과 스캔들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대표 저자는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거창한 정책이나 이념이 아니다.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큰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한 개인의 작은 행동이다.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경쟁자를 앞서기 위해 속임수를 쓰고, 탈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람들. 탐욕이 불러온 그들의 행동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켜 세계 경제의 흐름을 뒤바꾸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그와 비슷한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운을 떼고는, 탐욕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인지 아니면 절제와 자기 통제로 당당하게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요구한다.

인간의 탐욕은 때로 이성을 마비시키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걷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부주의와 탐욕의 결과로 발생한 수많은 경제 사건이 관련 기업의 몰락과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만 낳은 것은 아니었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그와 같은 사건의 발생과 피해를 막자는 여론과 규제의 의지를 불러왔고, 이는 수많은 경제 원칙과 법규들을 만들어내며 현대 경제의 틀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발각된 스캔들이 사회의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법 제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저자들은 세상에서 사기·약탈·공모·부정 거래 등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경제 사범들의 이야기를 가십이나 흥미로 바라만 보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역설했다. 경제 사범들이 저지른 행위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주변도 좀 돌아보라는 말이다. 

 

 

▲ 환경운동가·소설가 [최성각] ⓒ 동녘 제공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더 풍요로워졌는가? 그렇다고 치자. 그래서 우리가 과연 더 행복해졌는가? 이 시점이라면 풍요로 인해 우리는 바랄 데 없이 행복해져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과연 우리는 오늘 행복한가?”

 

소설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최성각 작가는 본업인 소설이 아니라 산문과 행동으로 시대를 아파해왔다. 그의 글에는 늘 ‘환경’과 ‘생명’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동녘 펴냄)는 그동안 최성각 작가가 써온 서평들을 묶은 것이다. 이 책은 여느 서평집과는 확연히 다르다. 단순히 책 속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아픔을 아로새긴 사회비평집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을 집중해 읽고 쓴 대목이 눈길을 끈다. 최작가가 지난 15년여 동안 환경·생명 운동을 해 오면서 형성된 생각들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따라가보면 오염된 환경에서 살아내려는 생명들이 펄떡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작가는 1999년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을 만든 뒤부터는 환경 운동과 더불어 ‘환경 책’을 널리 알리는 일도 겸했다.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는 ‘우리 시대 환경 책 목록’에도 잘 나와 있지만, 그는 ‘환경 책’에 아주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는 “환경 책에는 지금 우리네 살림살이가 최소한이나마 사람답게 지속되기 위한 고민과 우려, 깊은 탄식이 배어 있고,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과 뜨거운 감성이 있고, 메아리가 돌아오기를 고대하는 우리 문명에 대한 진단이 있고, 좀 드물기는 하지만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의 힘도 보여주고 있고, 자궁의 마음, 땅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 희망의 근거인 다음 세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해법을 상상력과 감수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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