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초원 걷고 싶어 소설 쓰게 되었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1.07.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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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설 <안단테, 안단테> 출간한 원로 언론인 김동익씨

ⓒ시사저널 유장훈

“현대 사회는 속도감이 지나치다. 너무 빨라 숨이 찰 지경이다”. 원로 언론인인 김동익 작가(78)가 소설
<안단테, 안단테>를 내놓았다. 지난해 출간한 <태평양의 바람>에 이은 두 번째 소설이다. 제목이 눈에 띈다. ‘비바체’(빠르게)로 살아가는 21세기에 ‘안단테’(느리게)를 끄집어냈다. 그는 “인생을 관조하고 과거도 회상하면서 느릿느릿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런 제목을 붙였다”라고 말했다.

이번 소설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등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살아낸 한 남자가 역사의 거대한 바람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1953년 한국 축구가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하게 된 어려운 사연, 그 출전을 지원한 프로레슬러 역도산, 재일민단과 조총련의 격렬한 충돌, 공화당 실력자의 정치 실각 사건 등 격랑의 한국 현대사 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작가는 언론인, 관료, 교육자로서 승승장구했다. 1961년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주필, 대표이사를 차례로 지냈다. 정무장관으로서 나랏일도 맡았다. 이후 성균관대 석좌교수, 용인 송담대 총장을 역임했다. 언론과 정부, 대학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현대인은 객관적인 사실과 계량적인 실적에 너무 매달리다 보니 각박한 삶을 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소설의 세계는 달랐다. 그는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의 초원을 걷고 싶어서 소설을 쓰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소설에서는 감성이 중요하다. 애잔함과 격렬함, 연민과 분노 등 모든 감정을 녹여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예전 삶은 감성과 거리가 있었다. 기자, CEO, 장관, 대학 총장 등은 감성을 발산하기 어려운 자리였다. 가능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해야 했다. 그가 소설을 쓰게 된 또 다른 이유이다. 그는 “문학 작품을 읽는 것도 좋고, 또 써보는 것도 좋다.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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