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 절대 군주’ 김택진 아성 더 견고해졌다
  • 이규대 기자 (bluesy@sisapress.com)
  • 승인 2011.10.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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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대표, 압도적 지목률로 선두…김정주 NXC 대표와 ‘빅2’ 유지

 

 

최근 게임의 사회적 부작용, 대형 업체와 중소업체 간 양극화 문제 등 게임업계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업체들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그 선두에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이 매출 대비 30~40%대에 이른다고 말한다. 대기업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많아야 10%대인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매우 탁월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NXC(넥슨의 모회사) 대표는 이러한 게임 산업의 가능성에 일찍 주목해서 시장 개척을 선도한 전설적 인물들이다. 현재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아이콘들이며, 손꼽히는 자수성가형 주식 부자들이기도 하다. 2011년 ‘차세대 파워리더’ 전문가 조사 게임 분야에서도 이들의 ‘빅2 체제’는 여전했다. 특히 김택진 대표의 아성이 더욱 견고해졌다. 74%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목률을 기록했다. 해가 갈수록 지목률이 점점 상승하는 추세이다.

김택진 대표는 ‘아래아 한글’을 공동 개발했고, 한메소프트를 운영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명성을 얻었다. 지난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립하면서 게임업계에 뛰어든 김대표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의 대작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게임계의 절대 군주로 군림해왔다. 게임노트가 발표한 2011년 10월 둘째 주 온라인 게임 순위에 따르면, 현재 이 세 게임은 모두 10위권 내에 포진해 있다. 특히 <아이온>은 12주 동안 연속으로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올 연말 출시를 앞둔 <블레이드&소울> 또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게임 흥행과 함께 주가도 ‘쑥쑥’

 

▲ 45세. 엔씨소프트 대표.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끄는 살아 있는 신화. 압도적인 지목률을 보이며 게임계의 차세대 리더로 손꼽혔다. ⓒ엔씨소프트 제공
그의 성공 가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로도 입증된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10월17일 37만5천원에 마감해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8조1천9백7억원에 달해 상장사 전체에서 31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성장세에 따라 김대표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10일 재벌닷컴이 1천8백13개 상장사 및 1만4천2백90개 비상장사의 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주식·배당금·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김대표의 자산은 1조8천2백5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13위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프로야구 제9 구단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그의 대중적 위상은 날로 높아만 간다.

 

2위에 오른 김정주 대표는 1994년 넥슨을 창립하며 세계 최초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인 인물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열어젖힌 <바람의 나라>는 큰 성공을 거두며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이후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의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김대표는 경영 전면에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지 않는다. 뒤에서 회사의 큰 그림을 그리다가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은둔형 경영’으로 유명하다. 특히 2004년 <메이플스토리> 개발사 위젯 인수, 2008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인수 등은 혜안이 돋보이는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정주 매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이렇듯 넥슨은 경쟁력 있는 중소 게임회사를 자회사로 끌어들이는 한편, 자체 게임 개발에도 힘을 쏟으며 콘텐츠 라인업을 풍성하게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의 개발사로 잘 알려진 JCE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주 대표 역시 김택진 대표 이상의 주식 부자이다. 그의 자산 가치는 2조3천3백58억원으로, 전체 부자들 중 8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까운 시일 안에 넥슨의 일본 법인이 자스닥에 상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성사된다면 넥슨의 기업 가치와 더불어 김정주 대표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한 번 더 급등하게 될 전망이다.

송재경 XL게임즈 대표 역시 차세대 파워리더의 물망에 올랐다. 송대표는 게임 개발 1세대로서, 넥슨을 공동으로 창업하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개발을 이끄는 등 게임업계의 역사를 창조해온 입지전적 인물이다. ‘국내 MMORPG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는 그가 준비한 신작 <아키에이지>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최근 XL게임즈는 미국의 유명 게임회사인 2K게임즈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업계 관계자 및 게임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는 컴투스, 게임빌 등 모바일 게임업체를 이끄는 대표들의 위상 변화도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장되면서 생긴 결과이다. 이들 업체는 올 상반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올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박지영 컴투스 대표, 송병준 게임빌 대표를 영향력 있는 차세대 리더로 꼽은 전문가들이 꽤 있었다.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들도 눈부신 약진

박지영 컴투스 대표는 게임계에 흔치 않은 여성 리더이다. 1997년 컴투스를 설립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개척해왔다. 지난 2007년에는 모바일 게임회사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되었다. 박대표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일찍부터 중국, 미국, 일본 등에 현지 법인을 세웠다. 최근 박대표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국내 시장의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글로벌 회사가 되기 위해 조직과 역할을 정비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서울대 벤처 창업 동아리 초대 회장을 지낸 후 지난 2000년 게임빌을 설립했다. 게임빌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성장시킨 송대표는 지난 2007년 미국 <비즈니스위크>로부터 ‘아시아 최고의 젊은 사업가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송대표는 게임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SNS를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 글로벌 진출 등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순위권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쓰는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이 지닌 막강한 영향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톡’은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선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상태로, 앞으로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피파온라인2>로 유명한 네오위즈게임즈를 이끌다 최근 일본 회사 게임온으로 돌아간 이상엽 대표, 김형태 게임일러스트레이터, 김민규 게임산업진흥원본부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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