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의 최고참 김준호, “따르는 후배들과 오래 가려 코코엔터테인먼트 차렸다”
  •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
  • 승인 2012.03.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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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민 제공
코코엔터테인먼트는 왜 차렸나?

원래는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갈갈이 패밀리나 컬투나 모두 수익 사업을 못 만들어서 어려워졌다. 그래서 수익 사업이 생기기 전에는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를 따르는 20명 정도의 개그맨이 있었고 그들을 먼저 데리고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경영하시는 좋은 분이 나타나서 동업으로 하는 것이다. 현재는 주로 스케줄을 관리하는 정도이다. 또 서수민 PD와 함께 작전을 짜서 버라이어티에 넣어주기도 한다. 수익 분배는 15~20% 정도인데, 그것을 가져가도 코디 비용으로 거의 쓰니까 수익 사업은 아니다. 공연이나 광고에서 조금 돈이 들어와 그것으로 재투자를 하고 있다. 향후에는 MD 사업 쪽을 생각하고 있다.

김준호표 개그는 꽤 오래 지속되는 것 같은데 노하우가 있나.

내가 예전에 ‘집으로’를 할 때는 2년 가까이 했었던 것으로 아는데 요즘 개그는 6개월을 하면 장수 코너이다. 그만큼 순환이 빨라진 것 같다. 그나마 내 코너는 조금 오래가는 경향이 있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기보다는 옛날에 선배들이 했던 개그를 많이 참조한다. 개그 공식이라는 것은 거의 나와 있는 셈이다. 다만 레퍼토리를 요즘의 트렌드에 맞게 바꾸는 것이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나는 영화 <달콤한 인생>이 나왔을 때 ‘씁쓸한 인생’을 했고, <이끼>가 나왔을 때 ‘미끼’를 했다. ‘감수성’은 <평양성>에서 나온 것이고, ‘집으로’도 영화를 패러디한 것이다. 패러디 연기 형식이 오래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캐릭터가 있으니까. 최효종이 하는 개그는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라 뭐라 말하기는 어려운데, 오래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캐릭터로 승부한다기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되기 때문이다.

요즘 <개콘>을 보면 코너의 순환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최근 <개콘>의 코너들이 이렇게 성공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선수가 많아졌다. 지금 <개콘>의 주축은 22기인데, 이 친구들은 확실히 다르다. 어떻게 보면 숙성되었다고 해야 하나. 아이디어 짜는 법이나 살리는 법, 이런 것을 바닥에서부터 선배 개그 받쳐주는 것을 하면서 확실히 배운 친구들이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 때도 어딘지 스스로도 빈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발전시키려는 자세가 되어 있다. 또 연기력도 그런 과정을 통해 배워왔기 때문에 똑같은 아이디어도 잘 살리는 것 같다.

개그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나?

정말 많이 다르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개그맨이 할 수 있는 프로가 여덟 개나 있었다. 지금은 두 개만 있다. 여러 시도를 많이 했는데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개그맨이 개그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생각을 하는 서수민 PD와 함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개콘>의 최고참으로서 역할이 있을 것 같다.

개그맨 후배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그만 하면서도 밥 벌어먹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고, 나도 그 속에서 나이 들어서도 계속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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