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따라 널뛰는 ‘정치인 테마주’의 실체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2.03.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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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또 하나 주목받는 곳이 정치인 테마주이다. 유명 정치인의 연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기 때문이다. 일부 종목의 경우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8백% 가까이 주가가 뛰어오른 종목도 생겨났다. 때문에 일부는 특정 정치인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허위 정보를 증권가에 유포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관련주는 급등하고, 개미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를 한다. 결과는 대부분 거액의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은 현재 76개 정도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와 동방선기, 아가방컴퍼니 등이 ‘박근혜 테마주’로 꼽힌다. 우리들제약, 바른손, S&T모터스, 조광페인트 등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올 초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통합당 대표로 선출되자 영남제분과 모나미 등이 ‘친노 테마주’로 묶여 부상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안철수연구소와 마크로젠 등이 ‘안철수 테마주’로, 인포뱅크와 가이바 등이 ‘SNS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선거를 앞둔 올 초부터 급등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00~8백%까지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했다가 급락했다. 주가가 오른 기업의 일부 오너나 임원들은 주식을 처분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었다. 하지만 개미 투자자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추격 매수를 하다 쪽박을 차야 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가 조직적으로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투자하는 것이 정치 테마주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라고 지적한다. 

증권 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정치 테마로 주가가 상승한 종목 76곳의 실적을 분석·발표했다. 아직 실적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34곳을 제외한 42개 종목 중에서 실적이 개선된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나머지는 전 분기에 비해 실적이 악화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이 지난해 말과 올 초에 잇달아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초에는 테마주 특별 단속반까지 발족했다.

증권선물위원회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의 시세를 조직적으로 조종한 혐의로 관련자 7명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꾸준히 단속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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