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실적 전망 수정...투자자 주의 요구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08.19 11:24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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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8건...지난해부터 급증
지난 18일 코스피가 6개월 만에 1950선으로 하락 마감했다. 대외 불안에 국내 상장사 실적이 주가에 더욱 중요해졌다.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전망·수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사진 - 뉴스1

하반기 들어 상장사가 당초 실적 전망을 수정하는 공시가 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11년 실적 전망을 수정 공시한 상장사 중 40%가 상장 폐지된 적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 중 8건이 정정됐다.

영업 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에는 상장사가 경제와 산업 상황 등을 고려해 예상한 한해 실적 예측치가 담겨있다. 실적 전망은 주로 1~2월 공시한다. 올해 관련 공시는 총 122건이다. 그 중 1~2월 공시 비율은 65%가량이다.

올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곳, 코스닥 상장사 5곳이 실적 전망치를 수정했다. 총 8곳 중 5곳이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실적 하향 업종은 인쇄회로기판 제조업, 전자부품업, 게임업, 필름생산업 등이다.

실적 전망 하향 원인은 업황 악화와 고객사 발주 감소 등이다. 특히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은 전기·전자 사업 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해당 업종 중 플렉스컴은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등을 각각 전망치로 내놨다. 하지만 이 회사는 얼마전 매출 2800억원, 영업손실 306억원으로 수정공시했다. 플렉스컴은 하반기 고객사 공급 물량 조정, 다운사이징 등으로 인해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또 다른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 쏠리드는 올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1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수정 업체 총 8곳 중 2군데는 상향 조정했다. 나머지 상장사 한 곳은 생산량 조정을 공시했다.

상향 조정한 업체는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손해보험이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법인세비용차감 전 순이익 전망이 기존 400억원에서 2배 이상 늘려 잡았다. 당기순이익 역시 308억원에서 620억원으로 급증했다.

증권·보험업 실적 개선이 반영됐다.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해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올 2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실적 전망 수정공시 현황을 보면, 2010년 4건에서 이듬해 1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3건, 2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6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1년 실적 공시를 수정한 10곳 중 4곳이 상장 폐지됐다. 상장폐지 기업은 모린스(자본전액 잠식 등 재무 부실), 에피밸리(회계인 의견 거절), 와이즈파워(자본전액잠식), 렉스엘이앤지(거래소 상장폐지 기준 부합) 등이다.

대부분 실적 악화 탓에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렉스엘이앤지의 경우 거래소가 기업 계속성·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1년 사례에 비춰봤을 때 실적 수정 업체에 대한 재무 점검이 필요할 듯하다.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을 수정한 플렉스컴은 지난해 매출 1400여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분의 1 이상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또 플렉스컴은 지난 3년간 실적 전망치를 4차례 수정했다. 이에 투자자는 사업과 실적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업체는 투자자에게 실적 수정 사유롤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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