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상장 시 가치 1조원 넘을까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09.24 18:25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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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 주가는 그 이상 기대

제주항공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이 회사의 상장 후 기업가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제주항공 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제주항공 주식 중 일부가 장외거래시장인 K-OTC에서 5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어서다. 24일 종가 기준으로 제주항공 주가는 5만7000원이다.

장외거래시장에서 7월 이후 제주항공의 주가 중위값은 4만7000원 수준이다. 이 가격으로도  제주항공 시가총액은 1조원이 넘는다.

특히 애경그룹이 이회사 지분 대부분을 들고 있어 얼마나 많은 상장차익을 낼지도 관심사다.

4만7000원 수준을 공모가로 가정하면 애경그룹은 지배주주 지분을 유지하면서도 이번 상장을 통해 2300억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애경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지분은 84.78%다. 나머지 지분 중 4.5%는 제주도가 보유하고 있고 그 외에는 소수주주 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상장 때 신주도 발행하기로 했다. 23일 공시한 신주발행 물량은 보통주 350만주다. 상장 후 유통주식수는 2590만여주가 되는데 이중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을 제외한 지분가치가 대략 2300억원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상장 시 장외시장 거래가 이상을 받는다면 애경그룹이 쥐는 자금은 더 커진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유가증권시장에 안착한 뒤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의 불편함으로 인한 장외시장 디스카운트가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경쟁력을 가진 점도 고무적이다. 제주항공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54억원에 비해 21.8% 늘었다.  메르스 여파로 기존 대형항공사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과 대조적이다.

상반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기준으로도 이 회사는 전년 실적을 뛰어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올해 60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 연간 매출액은 5106억원이었다.

제주항공은 연평균 20%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의지가 반영된 목표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항공업계에서는 10%초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약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선 여객수송 점유율에서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14.8%로 2위 아시아나항공(19.5%)을 5%이내 격차로 따라 붙었다.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만큼 수익성도 양호하다. 올해 반기 영업이익은 306억원, 반기순이익은 323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41억원, 반기순이익 47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5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제주항공의 기업가치는 7500억원 수준이다. 올해 당기순이익 예상치 500억원에 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을 대입해 산정한 수치다. 국내에는 상장된 저비용항공사가 없어 해외 저비용항공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E)인 15배를 적용했다.

출처=제주항공

다만 해외 저비용항공사 사례를 직접 대입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지난해 말 상장한 버진아메리카는 지난해 연간 1000만 미국달러 (약 1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제주항공은 상반기에 이미 3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성장성 측면에서도 국내 항공운송 성장률은 높은 편이다.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발표한 시장전망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공운송 성장률은 6.3% 수준이다. 반면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해 5월까지 국내 항공여객수는 17.4% 증가했다. 국제선에서는 18.6%가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항공업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제주항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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