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항공 부품 산업, 2016년 전성시대 온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12.22 16:34
  • 호수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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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수주에 글로벌 항공기 제조업체 공동개발 파트너로 입지 다져
보잉 787 여객기 드림라이너 동체. / 사진=뉴스1

국내 항공 부품 산업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화테크윈,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잇따른 수주로 대량 매출을 올렸다.

국내 항공 부품사들이 세계 항공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내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의 지속적인 수주가 전망된다.

방위 산업 기업인 한화테크윈이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테크윈은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기업인 미국 플랫앤드휘트니(P&W)에 총 4조원대 규모 항공기 엔진 부품을 공급하기로 22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자그마치 47년이다. 통상 부품 공급 계약은 3~4년 단위로 계약한다. 안전이 중요한 항공 분야인 만큼 매번 안정성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장기 계약은 부품 공급 업체로서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계약 방식이 국제공동개발사업(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RSP)인 것도 의미가 있다. RSP는 항공기 엔진의 개발·양산·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수입을 개발 참여 기업이 지분만큼 공유하는 계약 방식이다. 일반 부품 공급 업체에서 국제 공동개발 파트너로 지위가 격상한 것이다.

한화테크윈은 진입 장벽이 높은 항공부품업계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왔다. 지난해 11월 P&W와 9억달러, 올해 1월 미국 GE와 4억3000만달러, 지난 6월 P&W와 17억달러 규모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화는 영국 엔진 생산업체인 롤스로이스(Rolls-Royce)와도 접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AI도 항공기 부품 판매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KAI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Airbus)와 1184억원 규모 날개하부구조물(Wing Bottom Panel·WBP) 증산 계약을 체결했다. KAI는 2012년에도 에어버스와 12억달러(1조2000억원) 대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AI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Boeing)과도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KAI는 지난달 보잉에 대형 공격헬기 아파치(AH-64E) 동체를 2019년까지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 공급하는 옵션을 포함하면 3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KAI는 보잉 민항기에도 항공기 구조물을 공급하고 있다. KAI는 지난달 보잉과 800억원 수준의 B737 꼬리 날개 구조물 증산 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KAI는 보잉 B787 신기종 개발에 국제공동개발사로 참여한 바 있으며 2010년과 2012년에는 보잉으로부터 ‘올해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KAI는 내년에도 항공기 부품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항공기 부품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온 만큼 제작 파트너로서 지위가 단단하다. KAI는 2020년까지 매출 80%를 완제기·기체 구조물 수출 등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한항공 항공기 부품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수주 실적이 차근차근 쌓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A330네오(NEO) 항공기의 날개 구조물 샤크렛(sharklet)을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는 약 1000억원 규모다. 세계 유수의 항공기 부품 제작사들을 제치고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보잉 B787 첨단 복합재 구조물, B737 MAX 윙렛(winglets) 구조물, 에어버스 A350 카르고 도어(cargo door), A320 샤크렛 구조물을 성공적으로 설계·제작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항공기 부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올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25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총 영업이익 93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항공기 부품 사업은 항공우주사업 부문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기 부품 제조 업체들은 내년에도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랜디 틴세스 보잉 상용기 부문 마케팅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KAI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KAI의 역량과 성과에 대해서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들과 새 기회를 계속 찾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부품 시장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다. 하지만 한 번 공급 계약 업체가 되거나 국제공동개발사로 인정받으면 지속적인 수주가 가능하다”며 “국내 항공기 부품 관련 업체들은 내년에도 국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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