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리대금으로 순이익 늘렸다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3.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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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초고금리 대출 늘려
저축은행 가계 일반신용대출 금리 (자료=한국은행)

저축은행들이 지난 해 하반기 고리의 대출을 늘려 이익을 늘렸다.

2015년 하반기(7∼12월)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순이익은 3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1805억원 보다 1976억원(52.3%) 늘었다. 특히 이자이익이 3047억원(29.7%​) 늘었다.

이 기간 저축은행의 일반신용 가계대출 금리가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7월 23.05%이던 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15년 12월 25.57%로 2.5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실제 대출이 일어난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는 2014년 7월 27조7550억원에서 2015년 12월 35조5830억원으로 8조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가계신용대출 증가 폭이 컸다. 가계신용대출은 2014년 6월 4조6000억원에서 2015년 12월 6조5000억원으로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7조7000억원에서 21조원으로 18% 늘었다. 가계대출은 9조1600억원에서 14조원으로 늘었다.

자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2014년 8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내렸는데 대출금리만 올린 것이다. 저축은행의 신규취급 정기예금(1년) 수신금리도 2014년 7월 2.85%에서 2015년 12월 2.47%로 떨어졌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축은행은 이자수익 민감도가 높다"며 "저축은행 수익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과 관련 있다. 이것이 주 수입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시장 자금 수요는 늘었지만 은행권 대출 조건은 엄격해졌다"는 데서 찾았다. 은행권에서 대출받지 못한 사람들이 저축은행으로 내몰렸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2014년 7월에서 2015년 12월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대부업체가 인수한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확대 때문"이라며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체대출의 30% 뿐이다. 그중에서도 신용대출은 비중이 더 작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저신용자 대출이 늘어 대출 금리가 올랐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전체 가계신용대출 잔액 1조2894억원 중 연 금리 25% 이상 대출 잔액이 94%(1조2151억원)에 달했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규모는 2014년 3월에서 2015년 6월 사이 1559% 급증했다.

그러나 과도한 고금리는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웰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1.7%는 당시 법정 최고금리 34.9%를 넘었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 규모는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각각 상위 2위,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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