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까지 89일 간의 기록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10.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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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공론화위 출범 때부터 진통…국무회의 의결시 5․6호기 공사 재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는 10월20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대(對) 정부권고안'을 발표했다. 건설 재개가 59.5%로 40.5%인 중단보다 19%보다 더 많았다. 

 

정부는 권고안을 검토한 뒤 건설 중단ㆍ재개에 관한 ‘최종결정’을 오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론조사가 ‘재개’ 쪽으로 가닥을 잡을 만큼 신고리 5·6호기 공사 역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10월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서 최종 결정

 

정부는 6월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3개월간 일시 중단하고 공사 여부를 공론조사에 맡기자고 결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월24일 공론화위원장으로 대법관 출신 김지형 변호사를 위촉했다. 공론화 위원 8명은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등 4개 분야에서 2명씩 위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위원 선정 과정에서부터 진통이 적지 않았다. 공론화위는 결국 건설 중단과 재개를 주장하는 양쪽 대표 단체들에 후보자 명단을 주고 편향성 소지가 있는 인사는 배제하도록 ‘제척권’을 주면서 8명의 위원이 결정됐다. 

 

이후에도 공론화위의 위상이나 조사방법을 두고 혼선이 오갔다.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공론화위를 출범시킨데다, 3개월이라는 짧은 활동시한까지 압박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공론화위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왔다. 

 

결국 이 총리가 나섰고, 정부가 결정의 주체라고 못박았다. 공론화위는 3차 회의를 거쳐 “공론화위가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공론결과를 권고의 형태로 정부에 전달하는 자문기구”라고 역할을 정의했다. 

 

이후 공론화위는 조사용역업체로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공론화 예산 46억원을 의결했다. 이후에도 일부 공정성 논란이 일었지만, 고비를 잘 넘겼다. 유의미한 편차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의 규모와 성, 연령별 표본을 기준으로 오차범위 밖이면 다수의견으로 결정했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최종권고사항은 471명의 이름으로 제한하며 충분한 숙의의 시간으로 나온 결론인 만큼 승복의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공론화위 발표 이후 “이번 공론화 조사가 사회적 갈등사안을 해결하는 성숙한 모델이 되기를 기대하고 사회적 합의를 정부와 여당은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가의 중요한 에너지 전략을 결정하면서 급조한 공론화위 결정을 맡겼기 때문이다. 당장 수천억원 대 손해배상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부터 현재까지 집행된 공사비는 1조6000억원 수준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관련 기업과 협력업체, 지역 상권의 피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7월31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사 재개로 수천억원대 소송전 불가피 전망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신고리 5ㆍ6호기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전국 512개, 인력은 2만9100명에 달한다. 이들 기업들이 당장 3개월 공사 중단으로만 1000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후속 소송전이 우려되고 있다. 

 

비슷한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전문가가 배제된 공론화위를 활용할 경우 사회적으로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언론에서 “앞으로 문제를 다룰 때, 공론화위를 할 것인지 이 문제 자체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전문가가 참여해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의견 절충을 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는 전문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배심원단을 누가 정했는지, 전화를 받은 사람조차도 모르게 됐다”며 “전문가를 다 빼고 비전문가 시민을 넣고 결론을 낸다면, 앞으로 사회적 갈등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지고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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