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투입 방안 추진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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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력제공국’에 일본·독일 포함 검토···주한미군사령부 책자에도 같은 내용 담겨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본 병력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를 대표하는 미국이 유엔사의 후방기지 7곳이 있는 일본과 실제로 합의를 이룬다면, 일본 자위대는 유사시 유엔기를 들고 한반도에 들어올 길이 열린다.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받을 국가에 일본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이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안은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유엔기를 들고 투입될 수 있어 한국민 정서와 배치되고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국도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2013년 6월 비무장지대(DMZ)의 유엔기와 태극기. ⓒ 연합뉴스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받을 국가에 일본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이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안은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유엔기를 들고 투입될 수 있어 한국민 정서와 배치되고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국도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2013년 6월 비무장지대(DMZ)의 유엔기와 태극기. ⓒ 연합뉴스

유엔사가 추진하는 이 같은 방안은 한국민의 정서와 배치되고,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국도 반발할 것이 뻔해 상당한 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던 일본은 6·25전쟁 과정에서 유엔사 후방기지들이 설치되고 참전국의 병력과 물자가 집결하면서 '한국전쟁 특수'로 전후 복구를 가속화하고 경제발전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7월11일 "미국은 한반도에서 유엔군사령부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유엔사 후방기지들이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현재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엔사는 이들 회원국을 유사시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 국가는 유사시에 유엔기를 앞세우고 한반도에 들어오게 된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최근 6·25전쟁 직후 한국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독일에 대해서도 유엔사 회원국(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해 달라고 타진한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한국 내 대(對)일본 감정 등을 고려해 아직 이를 공식화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사령부가 이날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라는 제목의 공식 발간물에는 유엔사가 유사시 일본과 전력 지원 협력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발간물은 유엔사를 소개하는 파트에서 "유엔군사령부는 감사 및 조사, 감시, 정전협정 교육, 비무장지대 접근 통제, 외국 고위 인사 방문 통지 및 지원 임무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전력제공국의 병력 증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매년 발간하는 '전략 다이제스트'에 '유엔사와 일본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이란 문구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발간물은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한반도와 주변지역 정세, 한미동맹의 역사, 주한미군사령부와 그 예하부대의 임무와 역할 등을 소개하는 책자로, 매년 내용이 새롭게 추가된다. 2017년과 지난해에 발간한 전략 다이제스트에는 ‘일본의 지원과 협력’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지 않았다.

유엔사가 일본 전력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우리 국방부는 "일본은 6·25전쟁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면서 "유엔사 참모요원으로 활동을 할 경우에는 당연히 우리 국방부와 협의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실시한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 전력제공국은 1950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83호, 84호에 따라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한 국가 중 워싱턴선언을 통해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전투부대 파견 16개국"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참여는 논의된 바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독일의 유엔사 회원국 참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노 부대변인은 "유엔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우리의 요청으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라며 "신규 파견을 위해서는 우리의 동의가 전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노 부대변인은 또 "이번 사안은 우리 정부와의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취해진 조치로서 당사국으로서 수용할 수 없음을 (독일 측에) 강력하게 제기했다"며 "만약 독일이 어떤 연락장교 신규 파견을 희망할 경우에는 우리 헌법 등에 근거해서 당사국인 우리 측의 동의가 선행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일본의 유엔사 참여에 대해 서둘러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유엔사 회원국에 일본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전력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로 집결하므로, 일본의 유엔사 회원국 가입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 일제 강점기 시절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이 갖가지 논란을 일으켜 온 일본이 최근 들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 등을 이유로 경제보복을 가하면서 한국민의 반일감정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유엔사의 이 같은 방안을 큰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일본이 유엔사 회원국으로 참여해 유사시 유엔기를 들고 한반도에 출병하는 길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면 동북아는 주변국의 첨예한 대립과 국제적 분쟁의 최전선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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