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계모’ 이어 이번엔 계부가…“아빠가 뜨거운 프라이팬으로 손을…”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08 15: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몸에 상처입고 거리 떠돌다 발견…구조 당시 “많이 굶어 배고프다”
3년째 상습 학대…구속영장 검토
ⓒ pixabay
ⓒ pixabay

지난달 29일 저녁 6시쯤 눈에 멍이 든 채 경남 창녕군 대합면 거리를 돌아다니는 9세 여자 아이가 인근 주민 송은정씨의 눈에 띄었다. 손에 심한 화상을 입은 A양의 반바지 밑으로 드러난 얇은 다리에도 멍자국이 있었다. “배가 고프다”는 아이와 함께 근처 편의점으로 간 송씨는 먹을거리를 사준 다음 경찰에 “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의붓 부모가 저지른 또 하나의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전말이다. A양의 모습이 찍힌 편의점 CCTV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고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 착수에 나섰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A양을 학대한 혐의로 의붓아버지 B씨와 친모인 C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2018년 결혼한 이들은 이후 A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저녁 폭행하는 계부를 피해 무작정 집을 나와 도망친 A양은 발에 맞지 않는 큰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이었다. 신고자 송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맨발에다가 일반적인 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멍이 이렇게 들어 있었고, 흙투성이에다가 배고프다고 해서 데려왔다. 많이 굶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도 “애가 덜덜 떨면서 자기 아빠가 지졌다면서 손을 보여줬다”면서 “얼굴은 식별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A양은 눈을 포함해 온몸 곳곳이 멍투성이였으며 손에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경찰은 B씨가 알루미늄 막대와 프라이팬 등으로 폭행과 상해를 지속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고 의사 진단서를 발급받을 계획이다. B씨는 “딸이 말을 듣지 않아 그랬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상습 학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주변인 탐문 조사를 마친 다음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A양은 아동 보호 기관으로 넘겨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