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15선언 20주년에도 엄포…“서릿발치는 보복 계속될 것”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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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매체·대외선전매체, 공동선언에 의도적 침묵
“남조선 무능한 처사로 남북관계 풍비박산…보복은 우리의 국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9일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9일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 북한 관영매체들은 공동선언에 대한 언급 없이 "서릿발치는 보복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실었다. 신문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를 위협한 것을 되풀이하며 "이미 천명한 대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 위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적의 혁명강군은 격앙될 대로 격앙된 우리 인민의 원한을 풀어줄 단호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군사적 도발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또 "최고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는 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의 의지"라며 "이 거세찬 분노를 반영하여 세운 보복 계획들은 우리의 국론으로 확고히 굳어졌다"고 강조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한 정부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묵인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의 은폐된 적대시 정책과 무맥무능한 처사로 하여 완전히 풍비박산 나고 최악의 긴장 상태가 조성된 것이 오늘의 북남관계이고 조선반도"라며 "악취 밖에 나지 않는 오물들을 말끔히 청소할 의지도, 그럴만한 능력도 없는 남조선 당국이 가련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비롯한 대외선전매체에도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에 대한 기사를 전혀 싣지 않으면서 공동선언에 대한 의미를 의도적으로 퇴색시켰다. 지난해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가 남측위원회에 연대사를 보내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함께 열자고 호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지난 8일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통일부의 6·15공동선언 20주년 행사를 '철면피한 광대극'으로 평가하면서 "기념행사나 벌인다고 해서 북남관계를 파탄에 몰아넣고 조선반도 정세악화를 초래한 범죄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가리켜 "얼마 있지 않아 6·15 20돌을 맞게 되는 마당에 우리의 면전에서 꺼리낌 없이 자행되는 이런 악의에 찬 행위들"이라고 비난하면서 6·15를 언급했다.

2000년 6월15일 김대중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대통령의 평양 출발에 앞서 작별을 아쉬워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를 선언했던 6·15 남북정상선언이 15일 채택 20년을 맞았다. 2000년 6월15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2박3일간의 북한방문을 마치고 평양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환송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포옹하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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