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접촉자 총 61명으로 파악, 자가격리·진단검사 예정
러시아서 하선한 전 선장이 감염원인 것으로 추정
부산에 입항했던 러시아 선박의 선원 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항만과 공항이 집중돼 있는 부산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해외입국자 관리와 지역감염 확산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23일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 A호(3933t) 승선원 21명 중 확진 판정을 받은 16명과 밀접 접촉한 사람이 총 61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중 A호에 올라 하역작업을 했던 부산항운노조원 34명이 1차 접촉자로 분류됐다. 2차 접촉자 27명은 A호와 A호 옆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B(3천970t)호를 오간 수리공 6명, 도선사, 화물 검수사, 하역업체 관계자, 수산물품질관리원 소속 공무원 등이다.
이들 외 A호에 승선한 통역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이들의 밀접 접촉 여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시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했으며, 이들과 함께 B호 선원들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국은 두 선박을 오간 선박 수리공 6명에 대한 우선 검사를 할 계획이다. 이들의 진단검사 결과는 이날 오후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일 선박수리공 중 확진자가 나오게 되면, 두 선박에 투입된 항운노조원들에 대한 무더기 격리 조치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감천항 가동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호와 B호에 투입됐던 감천항 항운노조원은 총 124명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이들 노조원은 항운노조 지부 컨테이너 대기실 안에서 자체 격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출항해 지난 19일 오전 10시 부산항에 입항했고, 이틀 뒤인 21일 오전 8시 감천항에 정박했다. 검역소 측은 1주일 전쯤 발열 증세로 러시아 현지서 하선한 A호 전 선장이 러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선박 대리점 신고를 받은 뒤 선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A호 전 선장이 선박 내 집단감염의 감염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시는 전날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A호 승선원 16명을 모두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할 방침이다. 당국은 항만당국에 두 선박의 이동을 금지하고, 선원 승·하선과 하역작업을 금지하도록 요청했다. 또 해당 선박 도선 작업에 참여한 부두 근로자 63명에 대해서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감천항 러시아 선원들이 대거 양성판정을 받고, 파악되지 않은 접촉자가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 지부에 조합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