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손정의 신화…4조5000억엔 규모 자산 매각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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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자산 매각 80% 전망 섰다”
지분 처분한 알리바바 이사 퇴임 공식화…마윈도 소프트뱅크 이사 퇴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왼쪽)과 알리바바 창업자 겸 전 회장인 마윈이 2019년 12월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포럼 2019에 참석하고 있다. ⓒREUTERS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왼쪽)과 알리바바 창업자 겸 전 회장인 마윈이 지난해 12월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포럼 2019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대규모 자산매각 계획과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의 이사직 퇴임을 공식화 했다. 

NHK방송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은 25일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언급하며 "4조5000억 엔(약 49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 계획의 80%는 전망이 섰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주식 매각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산을 처분해 나갈 방침이다. T모바일은 소프트뱅크그룹의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옛 스프린트와 올 4월 합병한 회사로, 소프트뱅크는 T모바일의 지분 24%(약 3억 주)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소프트뱅크그룹은 10조엔(약 110조원) 규모 투자펀드인 '비전펀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거액의 투자 손실을 기록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내몰리자 자산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2018사업연도에 1조4111억 엔의 순이익을 올렸던 소프트뱅크그룹은 2019사업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는 투자손실로 9615억 엔의 순적자를 기록, 1981년 창사 이후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손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 이사직에서 퇴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주인 마윈도 이날 소프트뱅크 그룹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손 회장은 "자신의 요청에 따라 사퇴하기로 했으며, 마 전 회장과 사임 날짜를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알리바바와 좋지 않은 감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재무 개선을 위해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일본 출신 두 거물 기업가가 상대방 회사 이사회 소속으로 일하며 다져온 15년 동안의 협력관계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손 회장은 2005년 알리바바 이사회에 들어갔고, 마 전 회장은 2년 후인 2007년 소프트뱅크 이사회에 합류했다. 

한편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에 대해 "사상 최대 적자이니 당연한 걱정이나, 오늘 시점에서 우리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코로나19 전보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처의 결정이나 관리를 손 회장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한 주주의 지적에 손 회장은 "능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그것이 한계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직원의 힘을 결집해가겠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60대 동안은 사장을 계속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방침에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 7~8년은 사장을 더 하고 싶은데 '대략 60대'라고 했지만, 조금 넘을 수도 있다"며 70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사장을 연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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