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인천 단체장] 이재현 서구청장 “미세먼지·악취 민원해결 착착”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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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슬로건 ‘클린 서구’…주민들 ‘건강·안전’ 보호
아스콘 공장에 친환경 설비도입…발암물질 발생 해소
2022년까지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20% 감축

인천시 서구는 수도권매립지뿐만 아니라 소각장과 아스콘기업, 화학공장 등이 즐비하게 들어 서 있다. 늘 대기오염과 악취 쓰레기 등 환경문제가 숙제다.

서구 주민들이 이재현 서구청장을 뽑은 것은 이런 숙제를 해결해 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그가 환경부에서 28년간 근무했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2년간 이끌었던 환경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취임 후 줄곧 환경에 무게중심을 두고 구정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는 이제 4년의 임기 중 절반을 남겨둔 상태다. 이 구청장을 만나 환경문제에 대한 해법과 성과, 과제를 들어봤다.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시사저널과 취임2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시사저널과 취임2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클린 서구’를 추진하는 배경은.

“서구는 대기오염과 악취, 쓰레기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서구의 환경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환경문제는 주민들의 건강, 안전과 직결된다. 서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서구의 미래 30년 비전을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서구’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할 첫 번째 슬로건을 ‘클린 서구’로 삼았다. 이는 환경 전문가로서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전담부서와 전담인력을 갖췄다. 악취와 미세먼지를 전담하는 ‘클린도시과’를 신설하고 ‘악취전담관’을 지정했다. 열악한 환경을 빠른 속도로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원인 분석을 통해 예방이 가능해야 하고, 과학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클린 서구’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은.

“전국 최초로 지난해 12월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악취&미세먼지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했다. 최첨단 장비로 대기오염이나 악취를 발생시키는 시설과 사업장을 24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됐다. 실시간 측정 차량으로 지정악취물질 22종과 화학물질 1600여종에 대한 분석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악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불과 1년 만에 악취 민원이 25%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 ‘서구 클린로드단’을 발족했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민간 사업자들이 동참해 살수 차량으로 도로를 청소한다. 발전소 등 미세먼지 배출사업장 6곳과 ‘자발적 협약’을 맺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여나가기로 약속했다. 최근 2년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13%까지 감소시켰고, 2022년까지 20% 이상 줄여나가는 게 목표다. 이는 나무 1억80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클린 서구’ 정책을 중간평가 한다면.

“요즘 많은 분들이 골목과 거리가 깨끗해졌다고 말씀하신다. 쓰레기 문제를 잘 해결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클린하우스를 13대에서 63대로 늘렸고, 무단투기 감시용 폐쇄회로(CC)TV도 40대에서 166대로 확대했다. 로고라이트 83대를 설치했고, 재활용품 수거 횟수도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인천시 최초로 재활용전용봉투를 제작해 ‘배출실명제’가 정착할 수 있도록 힘썼다. 현재 재활용품 수거량이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악취의 원인이었던 ‘하천’ 개선책은.

“서구는 좋은 하천이 많지만, 그동안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악취와 수질오염의 원인이 됐다. 취임 후 방치된 하천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생태하천과를 신설했다. 현재까지 공촌천 23.3㎞와 검단천 77.3㎞에 오수 유입을 차단했다. 올해 8월엔 심곡천과 공촌천의 수질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하루에 각각 3000t천 톤의 한강수를 공급해 수질등급을 3등급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깨끗한 하천은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본다. 이들 하천을 서로이음길과 청라호수공원, 경인아라뱃길과 연결해 ‘이음’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대기오염물질 저감 대책은.

“환경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는 없다. 단계별로 대책을 추진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1단계가 ‘악취&미세먼지 통합 관제센터’를 통해 24시간 감시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원인 분석을 하고 있다. 이는 자정노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2단계로 ‘대기방지시설 보조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최대 규모다. 서구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10년 이상 된 낡은 대기방지시설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이들 사업장에 40억원을 들여 59개의 방지시설을 교체했다. 시설별로 주요 오염물질 농도가 평균 9.4% 감소했다. 올해는 95억4000만원을 지원한다. 3단계는 대형 사업장에 코드를 맞춰놓고 있다. 주요 대상은 SK인천석유화학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민간발전사 4곳 등 6곳이다. 2022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 줄이는 게 주요 골자다. 단순한 구두 약속에 그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발암물질 배출 논란이 있는 아스콘 공장이 많은데.

“인천에 있는 아스콘 공장 20곳 중 17곳이 서구에 들어 서 있다. 아스콘은 도시기반시설 구축에 유용하게 쓰이지만, 생산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벤조피렌)을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민원이 잦다. 최근에 아스콘·레미콘 전문기업 SG㈜와 ‘아스콘 악취 저감 등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아스콘 친환경 설비 공동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SG는 지난 2월에 국내 최초로 아스콘 친환경 설비(EGR+)를 개발해 특허등록을 마쳤다. SG의 기술을 서구지역 영세사업자에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친환경 설비 기술이 개발되면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아스콘 공장을 이전하지 않고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또 해외 기술을 도입하려면 약 20억원이 드는데, 이번 기술이 완료되면 약 5억원에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악취 민원이 크게 감소했는데.

“350-21-12-1-0. 이 숫자들은 ‘소통방정식’이라는 저서에서 소개했던 적이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일할 때의 악취 민원 기록이다. 2011년의 악취 민원은 350건에 달했지만, 2016년에는 악취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 당시 악취를 관리하는 총괄 부서를 선정해 창구를 일원화했다. 악취에 취약한 시설에 대해선 보강 방법을 찾도록 했다. ‘주민냄새모니터요원제도’도 더욱 강화했다. 서구청장에 취임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서구의 악취 민원은 연간 최대 약 2500건에 달했다.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고 나서 불과 1년새 악취 민원이 무려 25%나 감소했다. 올해도 1월부터 4월까지 접수된 악취 민원은 11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45%가 줄었다. 악취 민원이 잦은 사업장을 선별해 놓고 배출구에 무인악취포집기를 설치해서 원격으로 오염도 결과를 측정했다. 이는 자체적으로 예방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금은 2단계, 3단계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가 쌓이고, 전문성과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악취 문제 해결 능력이 엄청나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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