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1차 관문 넘은 모더나 “이달말 3만 명 대상 임상”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7.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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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임상서 45명 전원 항체 형성…부작용 경미한 수준
27일부터 3상 돌입 “내년부터 연간 5억~10억 분량 투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월20일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의 말을 듣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월20일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의 말을 듣고 있다. ⓒAFP 연합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실험 대상자 전원에게서 항체를 형성,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된 모더나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보도했다. 지난 3월 시작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지원자 45명 중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사례가 없었으며, 전원에게서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모더나의 백신(mRNA-1273)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생산한 뒤 이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다. 15명씩 3그룹으로 분류된 참가자들은 모더나 백신을 25㎍, 100㎍, 250㎍씩 용량을 달리해 투여받았다. 

28일 간격을 두고 2차례에 걸쳐 팔에 주사를 맞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용량을 투약한 그룹에선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한 사람에게서 발견된 항체보다 4배 많은 항체가 발견된 것으로 분석됐다.

탈 잭스 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는 "이러한 1단계 데이터는 mRNA-1273 접종이 모든 용량 수준에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약물을 2차 투여받거나 많은 양을 투여받은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시험 보고서의 주요 집필진인 리사 잭슨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연구소 박사는 백신으로 인해 입원이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 보건 당국은 모더나의 이같은 결과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미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NIAID는 모더나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다.

파우치 소장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최적의 기준은 항체를 중화하는 것"이라며 "비록 작은 (시험 대상자) 수이긴 하지만, 이번 연구 데이터를 볼 때 이 백신이 아주 충분한 수준의 중화항체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7일부터 3만 명을 대상으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시험은 미국 내 87개 연구시설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시험 장소는 30개 주와 워싱턴DC에 골고루 분포해 있다. 이 중 절반은 텍사스·캘리포니아·플로리다·조지아·애리조나주 등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역이다. 참가자는 임상시험 첫날 100㎍의 실험용 백신을 접종받고 29일 뒤 두 번째 접종을 실시한다. 일부에게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해 백신 효과를 교차 검증한다. 연구는 2022년 10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그 전에 예비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전했다.

시험에 충분한 양의 약물을 확보한 모더나는 내년부터는 연간 5억∼10억 분량의 투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더 큰 규모로 시행되는 이번 3상 시험을 통해 백신이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지 연말까지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100개 이상의 백신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도 이달 중 대규모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의 공동 개발, 존슨앤드존슨의 백신 시험도 대규모 임상시험 중 하나다.

개발사들은 이들 백신 연구가 성공한다면 올해 말까지 긴급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미 보건당국은 올 여름이 끝날 무렵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CNBC 방송 등이 전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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