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제조업 일자리 26분기 연속 줄었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7.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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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산업인 금속·기계·자동차 고용 감소…공공행정·사회보장 일자리만 증가
10인 이상 사업장 일자리 감소

경남 창원시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 2분기 2700여 개가 줄었다. 반면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서비스업 일자리는 2500여 개가 늘었다.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민간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공부문이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창원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창원 2분기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수는 25만1440명으로 1년 전(25만1730명)과 비슷하다. 그러나 근로조건과 급여 수준이 좋아 부가가치 창출력이 뛰어난 제조업 근로자(10만6694명)는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창원상공회의소는 고용보험 등 행정자료를 토대로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을 분석하고 있다. 고용보험은 사업주가 직원을 고용하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가입자 수는 취업자 증가 통계로도 활용된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일자리가 늘어난 이유는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 영향으로 공공행정·사회보장(7.5%), 보건업·사회복지(6.0%)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게 주된 요인이다. 숙박·음식점(4.2%) 일자리 증가도 두드러졌는데 이 역시 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 정책 영향이 컸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서비스 일자리 증가는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와 소비촉진 및 내수활성화 지원책 영향이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분기 제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10만669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0만9466명)과 비교해 2772명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1년 새 고용인원이 2.5%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근로자는 26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 중분류를 보면 1차 금속 일자리가 12.9% 줄었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기계 및 장비도 각각 5.8%, 5.3%씩 감소했다. 제조업 업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지원 및 임대와 운수 및 창고 일자리도 각각 8.2%, 4.3%씩 줄었다. 

2분기 취업자는 2만54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퇴직자도 11.0% 급감해 창원지역 고용한파가 계속 이어졌다. 2분기 퇴직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회사불황으로 인한 인원 감축(해고,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이 지난 1분기에 비해 20.7% 증가하면서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고정비 지출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이 늘어난 셈이다. 

이런 여파는 규모별 일자리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창원상공회의소는 10인 미만 사업장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까지 4단계로 나눠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데, 10인 미만 사업장 일자리는 5.5% 증가했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1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는 감소했다.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은 1.4%,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은 1.9%, 300인 이상은 2.9% 각각 줄었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정부의 고용대책에도 불구하고 유독 회사불황에 의한 퇴직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더 길어진다면 최소한의 임금 고정비 지출을 통한 고용유지도 힘겨운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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