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가 추미애 장관을 ‘여왕’이라 부르는 까닭은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7.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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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총회장 구속 심사 앞두고 조직적 반발 의혹
신천지 “일부 성도 일탈 행동일 뿐 총회 지시 없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7월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7월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타깃 삼아 장관 해임 운동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反)신천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종말론연구소가 최근 ‘신천지 내부 사명자 교육’ 요약내용을 공개하면서 이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신천지 화상회의를 촬영한 이 영상은 종말론연구소에 의해 유튜브에 공개됐으나, 신천지측에서 저작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소유권을 주장해 현재 내용이 삭제됐다. 때문에 현재 종말론연구소에 올라간 동영상은 관련 자료의 요약본이다.

종말론연구소측은 관련 동영상에서 “신천지가 ‘검찰이 총회장인 이만희씨를 압박 수사했고, 책임회피를 위해 지병이라고 거짓기사를 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는 ‘이러한 강압수사의 뒤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있고, 현재 신천지 간부들을 조사하고 있는 수원지검은 ‘추 장관 라인’이며 신천지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말론연구소는 “신천지가 ‘해외입국자를 막지 않은 것도 추 장관 책임이다. 이 사람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여왕’이 아닌가 싶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도 추 장관을 가리켜 ‘여왕’이라고 말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묵시록 성격의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바벨론의 음녀’ 또는 ‘여왕’은 신도들을 탄압하는 악한 세력을 뜻한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7월3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 입구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앞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비공개 출석했다. ⓒ시사저널 박정훈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7월3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 입구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앞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비공개 출석했다. ⓒ시사저널 박정훈

국내 개신교 단체들은 추 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배후에 신천지측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7월23일 처음 올라간 ‘추 장관 해임 청원’은 7월31일 오후2시 현재 11만4575명이 동의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주최로 7월3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교회가 반드시 해체시켜야 할 신천지, 동방번개 대책 기자회견’에서 신현욱 목사(한국기독교 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장)는 “머지않아 반드시 닥치게 될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죽음으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게 될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기자회견에는 이용선 민주당 의원, 권명호 통합당 의원, 조배숙 전 민생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개신교단체들은 최근 신천지가 법무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코로나피해자연대’ 명의로 추 장관을 성토하는 내용의 손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정책국장을 맡고 있는 박향미 목사는 “추미애 장관과 코로나19는 아무런 연관도 없고, 오히려 신천지가 정부 방역에 따르지 않아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 책임을 법무부 장관에게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신천지 성도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관계기간에 보낸 손편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코로나피해연대 회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과를 요구하며 관계기간에 보낸 손편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이 배후에 신천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추 장관도 7월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에 대한 언론과 통합당의 무차별적이고 근거 없는 공격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이제는 신천지까지 저를 공격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면서 “실제로 이만희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법무부 장관 비서실에는 평소보다 많은 우편물이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지난 2월 신천지의 역학조사 방해 등 불법행위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검찰에 지시한 바 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7월28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며, 이르면 7월31일 늦은 밤 구속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전국의 74개 교회 중 일부 교회 및 성도가 그런 일을 했을 순 있어도 총회 차원에서 장관 퇴진 운동 등을 조직적으로 벌이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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