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연구원, 유해가스 및 증기 등 환기 중요 권고
작업장에 국소배기장치 등 설치 필요
최근 한 과학고에서 3D 프린터를 수업에 활용해 온 교사 2명이 희귀암인 육종에 걸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체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3D 프린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3D 프린터에 대한 위험성은 이미 2015~16년 사이 한 차례 논쟁이 된 바 있다. 당시에는 미국 일리노이공대 도시건축환경공학과 브렌트 슈테펜 교수팀이 재료압출 방식 3D 프린터인 데스크톱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프린터가 분당 최고 1900억 개의 초미세먼지를 발생한다고 발표한 자료가 충격을 안겼다. 국내에서도 이 프린터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가스에서 벤젠, 톨루엔, 폼알데하이드, 프탈레이트 등 발암물질과 내분비교란물질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3D 프린팅용 소재 중 중국산 재생 PLA 필라멘트의 경우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3D 프린터 산업은 이후에도 계속 발전했고 이제는 일반 가정에서 까지 쉽게 사용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로부터 약 6년 여만에 또다시 3D 프린터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3D 프린터 소재 유해물질 발생 연구결과 발표
3D 프린터는 제조업은 물론이고 의료, 정보통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가격도 저렴해져 대중화도 많이 이뤄진 상태다. 3D 프린터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을 녹여 모양을 성형한다. 대부분 실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작업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나 초미세먼지가 그대로 쌓이게 된다. 그러므로 소재에 대한 위험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이와 관련해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환경연구실 정은교 선임연구원과 김성호 과장이 지난해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재의 종류 및 유해물질 특성 연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PLA와 ABS 수지 등 20여 종을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했다. PLA 소재의 경우 총 8개 시료 중 6개 시료에서 아크로레인, 초산, 노말부틸알콜 등 관리대상물질 5∼7종과 고분자 물질 20∼25종이 검출됐다. ABS 소재에서는 5개 시료 전부에서 아크로레인, 톨루엔, 에틸 벤젠, 크실렌, 페놀 등 관리대상물질 5∼6종, 고분자물질 15∼23종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외 소재에서도 관리대상물질 2∼8종, 고분자물질로 15∼30종이 발견됐다.
금속 소재에서도 관리 대상 물질이 발견됐는데 구리, 철, 알루미늄 3종이었다. 그 외에도 많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돼 실내에서 급속도로 많은 양에 노출됐을 때 건강에 해로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외 다른 연구자들의 자료에서도 다양한 유해물질과 방출량이 확인된다. 가스상 물질로는 폼알데하이드 등 19종, 입자상 물질은 초미세먼지 등 2종, 중금속은 크롬 등 5종이 발견됐다. 일부에서는 발암성 및 생식독성 등을 나타내는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요의 70~80%가 중국 업체로부터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보고서에서는 불충분한 환기 또는 공기 교환이 좋지 않은 작은 방에서 장시간 프린팅 작업을 하는 경우 휘발성 유기물질 및 입자의 방출로 인한 호흡기 및 눈 자극으로 인한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정 연구위원은 “3D 프린팅 사용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면, 연구개발을 통해 유해 물질을 적게 배출시키는 수지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해물질 발생원과 작업자 간 격리를 통해 노출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 방법으로는 밀폐, 차폐벽, 별도장소 보관 등을 꼽았다. 환기 역시 중요하게 이야기했는데 “유해물질 발생원에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여 발생하는 유해가스, 증기 및 미세먼지를 공학적으로 작업장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 현재로는 가장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