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 소재에서 유해물질 발생 “각별한 조심 필요”
  • 김상현 세종본부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20.08.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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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 소재에서 관리대상물질과 고분자 물질 검출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유해가스 및 증기 등 환기 중요 권고
작업장에 국소배기장치 등 설치 필요

최근 한 과학고에서 3D 프린터를 수업에 활용해 온 교사 2명이 희귀암인 육종에 걸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체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3D 프린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3D 프린터에 대한 위험성은 이미 2015~16년 사이 한 차례 논쟁이 된 바 있다. 당시에는 미국 일리노이공대 도시건축환경공학과 브렌트 슈테펜 교수팀이 재료압출 방식 3D 프린터인 데스크톱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프린터가 분당 최고 1900억 개의 초미세먼지를 발생한다고 발표한 자료가 충격을 안겼다. 국내에서도 이 프린터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가스에서 벤젠, 톨루엔, 폼알데하이드, 프탈레이트 등 발암물질과 내분비교란물질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3D 프린팅용 소재 중 중국산 재생 PLA 필라멘트의 경우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3D 프린터 산업은 이후에도 계속 발전했고 이제는 일반 가정에서 까지 쉽게 사용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로부터 약 6년 여만에 또다시 3D 프린터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3D프린터를 이용하면 머릿속 생각과 아이디어를 집에서 뚝딱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제조업의 탄생이다. ⓒ PIC 연합
3D프린터 소재에 대한 위험성이 다시 이슈되고 있다. ⓒ PIC 연합

산업안전보건연구원, 3D 프린터 소재 유해물질 발생 연구결과 발표

3D 프린터는 제조업은 물론이고 의료, 정보통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가격도 저렴해져 대중화도 많이 이뤄진 상태다. 3D 프린터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을 녹여 모양을 성형한다. 대부분 실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작업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나 초미세먼지가 그대로 쌓이게 된다. 그러므로 소재에 대한 위험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이와 관련해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환경연구실 정은교 선임연구원과 김성호 과장이 지난해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재의 종류 및 유해물질 특성 연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PLA와 ABS 수지 등 20여 종을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했다. PLA 소재의 경우 총 8개 시료 중 6개 시료에서 아크로레인, 초산, 노말부틸알콜 등 관리대상물질 5∼7종과 고분자 물질 20∼25종이 검출됐다. ABS 소재에서는 5개 시료 전부에서 아크로레인, 톨루엔, 에틸 벤젠, 크실렌, 페놀 등 관리대상물질 5∼6종, 고분자물질 15∼23종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외 소재에서도 관리대상물질 2∼8종, 고분자물질로 15∼30종이 발견됐다.

금속 소재에서도 관리 대상 물질이 발견됐는데 구리, 철, 알루미늄 3종이었다. 그 외에도 많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돼 실내에서 급속도로 많은 양에 노출됐을 때 건강에 해로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외 다른 연구자들의 자료에서도 다양한 유해물질과 방출량이 확인된다. 가스상 물질로는 폼알데하이드 등 19종, 입자상 물질은 초미세먼지 등 2종, 중금속은 크롬 등 5종이 발견됐다. 일부에서는 발암성 및 생식독성 등을 나타내는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요의 70~80%가 중국 업체로부터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3D 프린터 소재들.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3D 프린터 소재들.

따라서 보고서에서는 불충분한 환기 또는 공기 교환이 좋지 않은 작은 방에서 장시간 프린팅 작업을 하는 경우 휘발성 유기물질 및 입자의 방출로 인한 호흡기 및 눈 자극으로 인한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정 연구위원은 “3D 프린팅 사용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면, 연구개발을 통해 유해 물질을 적게 배출시키는 수지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해물질 발생원과 작업자 간 격리를 통해 노출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 방법으로는 밀폐, 차폐벽, 별도장소 보관 등을 꼽았다. 환기 역시 중요하게 이야기했는데 “유해물질 발생원에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여 발생하는 유해가스, 증기 및 미세먼지를 공학적으로 작업장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 현재로는 가장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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