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8일만에 구례 찾았다가 봉변 당한 환경부 장관
  • 전용찬 호남본부 기자 (sisa615@sisajournal.com)
  • 승인 2020.08.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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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장관 16일 구례5일장 방문 현장서 거센 항의 받아
피해 주민들 “100% 인재, 인정하느냐”…책상 엎고 발로 차
조 장관 “댐 관련 의혹 없이 조사…17일 중간 발표”

“현황 알고 와야지, 한가하게 앉아 브리핑할 때냐”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 군민들이 16일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수해는 인재”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구례읍 5일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섬진강 범람으로 최악의 수해를 입은 구례를 찾아 시장에서 피해 상인·군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시작 10분도 안 돼 파행을 겪었다. 김순호 구례군수의 경과보고, 조 장관과 박 사장 등의 인사말이 끝나자 지역 상인들과 ‘섬진강 수해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 관계자 등 주민들은 “홍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데 왜 이제야 주민 의견 청취에 나서느냐”며 반발했다.

일부 주민은 장관 앞 책상을 넘어뜨리고 의자를 발로 찼다. 이날 질의응답 도중 수해를 입은 구례 농민 10여명이 간담회장에 들어오려고 시도하면서 환경부 관계자들과 실랑이 도중 벌어진 일이다. 

“이제야 구례에 오다니” 8월 16일 오전 전남 구례시 구례군 오일장 상인회사무실에서 수해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일부 주민이 탁자를 넘어뜨리며 섬진강 범람 등 침수 피해에 항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제야 구례에 오다니” 8월 16일 오전 전남 구례시 구례군 오일장 상인회사무실에서 수해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일부 주민이 탁자를 넘어뜨리며 섬진강 범람 등 침수 피해에 항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섬진강수해극복 구례대책위 한 관계자는 “구례에 홍수가 난 지 8일이나 지났다”며 “피해를 키운 당사자들이 이제야 구례에 오다니, 우리가 화가 안 날 수가 없다”고 항의했다. 일부 농민은 조 장관을 향해 “무슨 대단한 대책을 가지고 이제야 나타났느냐”며 “올 거면 최소한 현황은 알고 와야지 지금이 앉아서 브리핑이나 할 상황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또 다른 농민은 “환경부, 수자원공사, 정부에 100%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하느냐”고 조 장관에게 수차례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뚜렷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 조 장관은 “정부가 내일(17일) 수해와 관련한 조사 내용과 지원 등에 대해 중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날 면담은 애초 35분간 예정돼 있으나 농민들의 항의로 15분가량 더 소요됐다. 조 장관 일행은 이날 구례의 심상찮은 민심을 확인한 뒤 수해 현장인 구례 5일시장과 서시1교, 구례상하수도사업소를 돌아본 뒤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면담을 위해 전북도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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