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주민들 “100% 인재, 인정하느냐”…책상 엎고 발로 차
조 장관 “댐 관련 의혹 없이 조사…17일 중간 발표”
“현황 알고 와야지, 한가하게 앉아 브리핑할 때냐”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 군민들이 16일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수해는 인재”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구례읍 5일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섬진강 범람으로 최악의 수해를 입은 구례를 찾아 시장에서 피해 상인·군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시작 10분도 안 돼 파행을 겪었다. 김순호 구례군수의 경과보고, 조 장관과 박 사장 등의 인사말이 끝나자 지역 상인들과 ‘섬진강 수해극복을 위한 구례대책위’ 관계자 등 주민들은 “홍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데 왜 이제야 주민 의견 청취에 나서느냐”며 반발했다.
일부 주민은 장관 앞 책상을 넘어뜨리고 의자를 발로 찼다. 이날 질의응답 도중 수해를 입은 구례 농민 10여명이 간담회장에 들어오려고 시도하면서 환경부 관계자들과 실랑이 도중 벌어진 일이다.
섬진강수해극복 구례대책위 한 관계자는 “구례에 홍수가 난 지 8일이나 지났다”며 “피해를 키운 당사자들이 이제야 구례에 오다니, 우리가 화가 안 날 수가 없다”고 항의했다. 일부 농민은 조 장관을 향해 “무슨 대단한 대책을 가지고 이제야 나타났느냐”며 “올 거면 최소한 현황은 알고 와야지 지금이 앉아서 브리핑이나 할 상황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또 다른 농민은 “환경부, 수자원공사, 정부에 100%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하느냐”고 조 장관에게 수차례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뚜렷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 조 장관은 “정부가 내일(17일) 수해와 관련한 조사 내용과 지원 등에 대해 중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날 면담은 애초 35분간 예정돼 있으나 농민들의 항의로 15분가량 더 소요됐다. 조 장관 일행은 이날 구례의 심상찮은 민심을 확인한 뒤 수해 현장인 구례 5일시장과 서시1교, 구례상하수도사업소를 돌아본 뒤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면담을 위해 전북도청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