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패싱’ 주장 차단 나선 최대집 “집단행동, 더는 안 돼”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09.04 14: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현 대전협 위원장 “나 없이 합의문 진행?” 반발
최대집 “올바른 의료환경, 투쟁만으로 얻어지지 않아”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전 의사협회-더불어민주당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한 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전 의사협회-더불어민주당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한 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와 정부·여당이 진통 끝에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치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진행된 집단휴진이 중단되면서 우려했던 의료대란 불씨는 일단 꺼진 상태다. 그러나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 내부에서 합의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어 추후 갈등을 예고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은 4일 오전 10시께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정책 추진을 전면 중단하고 의료계와 협의해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 정책협약 이행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집단휴진에 돌입했던 의료진들은 이날 오전을 기해 속속 의료 현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협약 소식이 알려진 직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사전 통보나 논의가 없었다며 반발했다.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회장이 패싱 당한건지"라면서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전협 비대위와 전임의, 의과대학생들이 연대한 젊은의사 비대위 측에서도 합의문 서명 일정이나 내용을 공유하지 못했다며 난처한 입장을 보였다.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감지되자,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담화문을 내고 의료계가 더 이상 분열의 길을 가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의협과 민주당이 함께 구성하는 국회 내 협의체를 통해 관련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며 협의체의 논의가 계속되는 한 일방적인 법안처리 등의 강행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못 박았다"며 "전공의 6명에 대한 고발 철회와 의대생들이 국시를 보는 데 차질이 없도록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체결할 합의문에 대해서도 관련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여당은 관련 법안의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원점에서 정책을 재논의하며 복지부는 여당과 의협 협의체의 내용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한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신설 추진을 강력하게 저지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내부의 분열을 지양하고 의협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철회'라고 하는 두 글자를 얻는 과정에서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을 냉정하게 고민했다"며 "설령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바른 의료환경, 합리적인 의료제도는 투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투쟁의 결과물로서 얻어질 대화와 논의의 장에서 우리의 역량을 동원해 만들어가야 하므로 무엇보다 의료계가 분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재차 당부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