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행 불법 자금 이체 의혹 파장…“금융권 영향 제한적일 것”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3 17: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금융센터 핀센보고서 유출 사태 분석
빙산에 일각일 뿐, 처벌수위도 낮을 것
ⓒ최준필 기자
ⓒ최준필 기자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약 2조 달러에 이르는 불법 의혹이 있는 금융거래를 용인했다는 정황이 담긴 ‘핀센 문서’가 공개됐다. 이에 연루된 주요 글로벌 은행들의 주가가 21일 일제히 급락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은행들의 대규모 불법자금 이체 의혹의 파장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소속 88개국 108개 언론사는 미국 온라인매체 버즈피드가 입수한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ㆍ핀센)에 제출된 의심거래보고(SAR)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약 2조 달러의 수상한 거래 가운데 약 1조3000억 달러어치는 독일계 국제은행 도이체방크를 통해 움직였다. 뉴욕의 JP모건체이스(5142억달러)와 런던의 스탠다드차타드(1661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뱅크오브뉴욕멜런ㆍ바클리즈ㆍ소시에테제네랄ㆍHSBCㆍ스테이트스트리트ㆍ코메르츠방크 등의 거래도 일부 포함됐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글로벌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홍콩시장에서 HSBC 주가는 주당 30홍콩달러 이하까지 떨어지며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유럽시장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7.7% 하락했고 미국 JP모건의 주가도 장전거래에서 5%대까지 떨어졌다. 경쟁 은행인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뉴욕멜런 또한 최소 2.5%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대표 종합주가지수인 다우지수와 유로 스톡스 600은 각각 1.8%, 3.2%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악재성 보도의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가 22일 발간한 ‘은행들의 불법자금 이체 의혹 보도에 따른 영향’에 따르면, 보도된 불법 규모는 빙산의 일각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에 유출된 SAR자료는 전체의 0.02%인 것으로 전해진다.

적발되더라도 처벌수위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 내용이 민감하고 심각하지만, 반드시 범죄의 증거로 활용되는 건 아니라고 해석했다. 또 이번 ICIJ보도에 등장한 HSBC는 2017년 미국 법무부가 5년 기소유예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은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ICIJ는 1999~2017년 자료를 확보해 공개했다. 현재는 글로벌 은행들의 불법 거래가 상당히 개선됐다”며 “이번 문제는 어느 정도 알려졌던 내용이다. 금융권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게 확산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