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피격’을 기회로?… 여권 대응 논란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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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회의에 종전선언·북한 개별관광 결의안 상정
유시민 “계몽군주 김정은” 안민석 “종전선언했으면 사태 없었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아무개씨(47)가 북한 영해에서 피격된 사건과 관련 여당의 대응과 여권 인사들의 발언이 잇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 상정돼 여야 간 논쟁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두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언쟁이 오가는 가운데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2018년 가을, 겨울에 종전선언 (논의를) 했다가 결국 무산됐다. 만약 그때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면 오늘의 이 불행한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대형악재가 터졌는데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평화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가야 한다”며 “더더욱 평화의 길을 열고, 따라서 종전선언의 길을 국회가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감 표명에 대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발언도 계속해서 야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노무현재단 공식 유튜브채널에서 진행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유 이사장은 피격 사건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감 표시에 대해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며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도 “통 큰 측면이 있다”고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망자를 모독하고 정신 나간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부채질한 자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도 요구한다”면서 “정신 나간 ‘여권 떨거지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 운운한 망언을 한 정 수석부의장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여권의 대응에 대해 범여권 정의당도 쓴소리를 남겼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북한의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여권 일각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를 우선에 두는 듯한 시각은 교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여권이 ‘공무원 피격’ 사건을 기회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자기 이념 지향적으로 이걸(공무원 피격 사건을) 이롭게 만들려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의미를 파악하기보다 정치적 의미 파악을 통한 여론몰이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논란, 부동산 문제 등 여권의 어려운 정국을 위장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정권이 현재 기댈 수 있는 건 남북 관계 하나밖에 없는 것”이라며 “꺼져가던 남북 관계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발버둥으로 보이는데 국민들 의식으로부터 멀기 때문에 성공할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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