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남편 요트 출국’ 강경화 감싸기…거취론에 선 그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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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적절 처신” 비판하면서도 “강경화 책임 아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월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월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해외여행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강 장관의 거취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강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다”라며 거취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CBS라디오에서 “강 장관에게 연결해서 책임을 묻는 일부 기류에 대해 단연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강 장관이 전날 외교부 간부들에게 ‘송구하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그 정도면 됐다. 이것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해서 강경화 장관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민주당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강 장관의 남편이 미국 간 일은 모양은 안 좋지만 이렇게까지 비난할 일인가”라며 “긴 격리 의무를 감당하면서라도 꼭 나가야할 사정이 있다면 국민 누구를 막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강 장관 남편의 해외 출국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방역으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은 있을 수 없다”며 “여행 자제를 어긴 것은 상당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도 전날(4일)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연일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추석 연휴에도 많은 국민이 정부 지침을 따라 불편을 감내했는데 강 장관 남편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문재인 정부가 내 편은 괜찮다는 소위 ‘내로남불’ 식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야당이 사퇴시키라고 하기 이전에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그냥 개인의 문제라고 해서 넘어가면 이중잣대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해도 양해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관으로서 그걸 책임지지 않겠다고 하면 그럼 누가 책임을 지느냐”며 강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일단 청와대는 이번 문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강 장관이 전날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살펴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권은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강 장관 가족의 해외여행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거취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갔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 연합뉴스
외교부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갔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 연합뉴스

앞서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과 여행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출국 당시 공항에서 만난 KBS 취재진에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외교부의 수장 가족이 단순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주한쿠웨이트대사관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드린다”며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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