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가 국감장에? 이색 증인 채택의 역사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9 09:00
  • 호수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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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출석 쉽지 않을 듯
달라진 분위기도 영향 미쳐

해마다 국정감사는 이색 증인 출석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국감에서도 증인 채택과 관련해 말이 무성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EBS 인기 캐릭터 펭수다. 먼저 백 대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요구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농수산물 판매 촉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논의하려는 목적에서다. 백 대표는 현재 전국 지역 특산물 등의 판촉을 촉진하기 위한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출연 중이다. 그러나 이후 안 의원은 백 대표에 대한 참고인 신청을 철회했다.

백 대표는 2018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때 국회에 불려 나왔다. 골목상권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무분별한 확장 등에 대해 듣기 위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그는 당시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의 상권 차이에 대해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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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백종원 국감에 안 나와

펭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캐릭터의 저작권 지급 및 수익구조 정당성, 노동환경을 확인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펭수는 EBS 어린이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이다. 펭수의 소환은 논란을 불러왔다. 화제성에만 치중하는 참고인 신청이라는 비판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국감 증인 신청도 주목받고 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전 전 대통령을 국세청 국감의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추징금을 비롯한 국세와 지방세 고액 체납자인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세무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국감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의 국감 증인 채택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펭수는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캐릭터의 향후 국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관의 일관성과 신비감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불출석 이유로 들었다.

이전 국감에서도 이색 증인이 적지 않았다. 2018년 국감에선 선동열 당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이 화제가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을 얻었지만 병역 특례를 위한 선수 선발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선 감독이 감독직을 사퇴하면서 당시 국감장에서 거센 추궁을 한 손혜원 전 의원에게 화살이 돌아가기도 했다.

연예인도 종종 국감장에 호출된다. 2011년 국감에는 당시 KBS2 드라마 결방 사태로 열악한 드라마 제작 여건이 부각되면서 배우 한예슬씨가 참고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또 가수 표준계약서 점검을 위해 가수 태진아씨도 참고인으로 소환 요구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홍석천씨가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 출석했다. 그는 이태원 등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최근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해 증언했다.

 

구렁이·고양이 등 ‘동물 증인’도

동물 증인’도 있다. 2018년 김진태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벵갈 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려왔다. 대전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 사살을 놓고 동물 학대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였다. 2014년에는 김용남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생태계 파괴 주범으로 지목된 뉴트리아를 국감장에 데려왔지만 환경노동위원회 파행으로 대기만 하다 돌아갔다. 2010년에는 차명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멸종위기 동물 밀렵·밀거래를 지적하기 위해 구렁이를 국감장에 들여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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