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10시부터 1시까지 자살신고 제일 많은데…전화응대율은 30% 수준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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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월 ‘1393 자살예방상담전화’ 총 11만 건 이상…올해 평균 응답률은 37%
상담수요 급증하는데, 상담사 고작 19명…구조적 문제라는 지적
9월22일 발표된 ‘2019년 사망원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한 해 평균 자살률이 26.9명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했다. ⓒ연합뉴스
9월22일 발표된 ‘2019년 사망원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한 해 평균 자살률이 26.9명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했다. ⓒ연합뉴스

자살 상담 및 신고가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그 시간대 자살상담전화 ‘1393 자살예방상담전화’의 응대율은 34%에 불과해 자살 관련 응대율이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살신고 접수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하루 평균 자살 신고 건수 6만2696건 중 20%에 달하는 1만2419건이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의 신고 건수는 4274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6.8%였다.

보건복지부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1393 자살예방상담전화’의 상담전화도 해당 시간대에 가장 많이 걸려 왔다. 올해 8월까지 총 상담건수는 11만8006건이었고, 이중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 걸려온 상담전화 건수는 총 2만879건(17%)이었다. 그러나 해당 시간대에 걸려온 상담전화 가운데 상담사와 실제로 연결된 건수는 7063건으로 약 34%에 그쳤다. 이마저도 오후 11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의 응대율은 28%였다.

‘1393 자살예방상담전화’ 일평균 응답률은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2018년 42%에서 2019년 64%로 증가했지만 올해 8월까지의 응답률은 37%에 불과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우울감을 토로하는 상담 수요가 급증하며 응답률이 낮아진 것이다. 

상담전화의 낮은 응대율의 배경에는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살예방상담은 4조 3교대로 이뤄진다. 상담사 정원은 29명이지만 8월 기준으로 상담사는 19명에 불과해 정원의 66%에 불과한 상황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자살 관련 상담이 전문성을 갖춰야 해서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퇴사가 잦은데다 신규인력 채용도 쉽지 않다는 입장을 표했다. 1393 상담전화의 인력 부족 문제로 129 보건복지상담센터 위기대응팀 상담원 중 23명이 업무를 돕고 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실정이다.

김 의원은 “자살예방상담전화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고민하다 전화를 건 사람들의 전화를 받지 않아, 그들이 국가에게마저 박탈감이나 절망감, 외로움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상담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담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서 상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운영 시스템을 개편하는 등 복지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자료: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자료: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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